민주주의민중연대 짬롱… ‘정부청사 점거’ 시위대 “대화 전면중단”
타이 반정부 단체 지도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이 경찰이 5일 반정부 단체 민주주주의민중연대(PAD)의 2인자인 짬롱 시무앙 공동대표를 체포했다고 현지 일간 <네이션>이 보도했다. 짬롱은 이날 방콕 시장 선거에 투표하기 위해 점거농성 중인 정부청사를 벗어나 두싯지구 투표소에 나타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민주주의민중연대의 또 다른 지도자 차이왓 신수웡세가 체포되기도 했다.
지도부의 잇딴 체포에 반정부 시위대는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수리야사이 까따실라 민주주의민중연대 공동대표는 6일 “짬롱이 체포된 후 전화를 걸어와, 정부와 협상을 벌일 필요가 없으며 정부청사 점거 농성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도자 솜끼앗 퐁파이분도 지지자들에게 전국적인 동조 농성과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지도부 체포에 대한 항의 뜻으로 정부 임시청사가 마련된 돈므앙 공항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청사를 점거농성 중인 시위대는 최근 그 수가 대폭 줄어들었으나 짬롱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삽시간에 크게 불어났다. 이에 아난 빤야라춘 전 총리를 비롯한 타이 전문가들은 반정부 시위 지도자들의 체포로 타이의 정국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주의민중연대는 “현 정부가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지난 8월26일부터 방콕의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42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사막 순타라웻 전 총리가 위헌판결로 물러난 뒤에 선출된 솜차이 옹사왓 총리가 탁신의 매제라는 점 등을 들며, 탁신 세력이 권좌에서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타이 형사법원은 지난 8월27일, 민주주의민중연대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 9명에 대해 반역·음모·불법집회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타이에선 반역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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