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마바드 메리어트 호텔…부상자 수백명
1톤 이상 폭발물 추정, 6m 지름 분화구 생겨
대통령 “테러는 암” 강력대응…한인 1명 경상
1톤 이상 폭발물 추정, 6m 지름 분화구 생겨
대통령 “테러는 암” 강력대응…한인 1명 경상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심 최고급 호텔에서 20일 저녁(현지시각)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60명이 숨지고 2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즉각 테러리즘이라는 암과 싸우겠다고 다짐해, 지난해 말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다시 이슬람주의와 현 정부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파키스탄과 미국 정보 관리들은 “폭탄 테러 방식으로 보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번 폭탄 테러는 알카에다가 그들의 추종자에게 ‘공격’을 부추기는 권고를 담은 테잎을 공개한 뒤에 벌어졌다고 <에이비시>(abc) 방송이 21일 전했다.
20일 저녁 8시께 이슬라마바드 도심에 있는 메리엇 호텔에 트럭 1대가 돌진해 폭발했다고 현지 영어 일간 <더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폭발은 6층 건물인 호텔 앞부분이 완전히 파괴되고, 폭발물이 터진 자리에는 지름 6m 크기의 구덩이가 생겼을 만큼 강력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최소한 1t 이상 분량의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건물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호텔 연찬장은 ‘라마단’ 기간 동안 낮시간의 단식을 마치고 저녁 성찬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 피해가 커졌다. 페미다 미르자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리셉션도 진행 중이었다. 메리엇 호텔은 파키스탄 정부청사와 의회, 외교공관이 밀집한 도심 지역에 있는 이 나라 최고급 호텔로, 정·관계 요인들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해 보안경비가 삼엄하다.
사망자 중에는 이보 즈다레크 체코 대사도 포함돼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1일 체코 텔레비전 방송 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 방송도 사상자 중에는 미국·영국·독일·사우디아라비아·아프간 등 외국인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21일 이번 테러로 마침 호텔에서 식사하던 한국인 사업가 1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그 이상의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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