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몽골 ‘부정 선거’ 유혈시위…비상사태 선포

등록 2008-07-02 20:33수정 2008-07-03 00:06

몽골 야당 민주당 지지자들이 1일 수도 울란바토르시에 있는 공산당 후신 여당 몽골인민혁명당 당사 앞에서 선거 부정에 항의하며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4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울란바토르/AFP 연합
몽골 야당 민주당 지지자들이 1일 수도 울란바토르시에 있는 공산당 후신 여당 몽골인민혁명당 당사 앞에서 선거 부정에 항의하며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4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울란바토르/AFP 연합
수천~수만명 ‘총선 압승’ 여당 당사 공격
4명 사망…야당 ‘재검표·재투표 실시’ 요구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최근 선거부정 논란을 둘러싼 유혈시위가 일어나 1일 정부가 4일 동안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2일 0시부터 비상사태가 내려졌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집회·시위는 금지됐으며, 언론보도도 통제를 받고 있다. 1일의 ‘소요’는 여러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다시피 했으나, 2일부터 국영방송(MNB)을 제외한 모든 지상파 방송은 중단됐다.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는 통행금지가 실시됐다. 술 판매는 금지됐다.

앞서 1일 야당 지지자 8천여명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 확보가 유력해 보이는 집권 인민혁명당(MPRP) 당사 앞에서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던진 돌에 당사의 유리창이 대부분 깨졌다. 당사에 난입한 이들도 있었으며, 건물 안팎에는 화재가 일었다. 경찰은 최루탄·물대포·고무총탄 등으로 진압에 나섰다. 몽골 정부는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지고 3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일본 <후지티브이> 통신원 한 명도 머리에 돌을 맞아 중상을 입고 일본으로 귀국했다. 외교통상부 및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아직 보고된 한국인 교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시위대 규모는 축소되고, 상황은 진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내는 군부가 탱크·장갑차 등 중장비를 동원해 차단·통제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당분간 혼란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시위대 일부가 광장에 집결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총선의 최종결과는 아직 발표 전으로, 선관위는 오는 10일까지 집계를 마친다. 예비 집계 결과, 후랄(의회)의 76개 의석 가운데 과거 공산당을 전신으로 삼는 집권 인민혁명당이 적어도 46석(60.5%)을 차지해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야당 후보 우세 속에 여당 후보가 당선된 울라바토르의 선거구 2곳에서 선거부정 논란이 일었다. 곧이어 전국적 규모의 부정선거란 의혹이 불거졌고, 제1야당인 민주당(MDP)은 자신들이 승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야당 쪽에선 재검표를 실시하고,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집권 인민혁명당 소속인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마주 앉아 선거부정을 해결하자”며 대화를 촉구했다. 산자긴 바야르 총리는 “공식 선거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야당 쪽에서 무책임하게 결과를 부정했다”며 비난했다.


이번 선거는 1990년 몽골이 공산당 일당 체제를 버리고 다당제 체제로 돌아선 뒤 다섯번째 치른 총선이었다. 선거 때마다 크고 작은 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비상상태 선포는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이번에 소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로 전환하면서, 선거구 수는 줄고 범위는 넓어져 경쟁 양상이 특히 치열했다고 분석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