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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말레이시아 야당지도자 또 ‘동성애’ 피소

등록 2008-06-29 21:24수정 2008-06-29 22:53

안와르 이브라힘(61·사진)
안와르 이브라힘(61·사진)
보좌관이 고발…안와르 전 부총리 “완전 날조” 부인
말레이시아의 야당연합을 이끄는 안와르 이브라힘(61·사진)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안와르를 고소한 사람은 23살 나이의 남성 보좌관으로, 지난 26일 수도 쿠알라룸푸르 교외의 한 집에서 안와르와 성행위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법으로 동성애를 금지해, 징역·벌금·채찍질 등의 형벌이 가능하다.

 안와르는 이날 성명을 내어, 고발장이 “완전히 날조된 것”이며 “자유·민주·정의를 향해 움직이는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묶어두기 위한 집권 국민전선(BN)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1998년 자신의 구속에 개입했던 검찰총장·경찰청장이 폭로를 우려해 선수를 쳤다는 주장이다. 최근 정부의 기름값 보조금 삭감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야당의 반정부 시위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몇 시간 뒤 그는 ‘체포 위험과 살해 위협이 있다’며 터키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집권 정당연합인 국민전선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음모는 없다. 정부는 무관하다”며 의혹을 뿌리쳤다. 국민전선은 지난 3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개헌 저지선을 내주는 등 전통적인 ‘만년 여당’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성적을 냈다. 기름값 보조금 삭감에 따른 반정부 시위 등으로 정국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최근엔 연정 안에서 총리 불신임이 거론되기도 했다.

 마하티르 모하맛을 이을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히던 안와르는 98년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부총리직을 잃고 집권당에서 축출됐다. 당시 그는 동성애와 부패 혐의로 수감됐지만, 2004년 재판부가 무혐의 판결을 내리면서 풀려나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돼왔다. 남편의 부재 동안 그를 대신해 개혁세력을 이끌어 온 안와르의 부인 완 아지자 완 이스마일 인민정의당(PKR) 총재도 29일 “1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정치 경력을 암살하려는 시도”라며 집권 여당을 비난했다.

 동성애에 대한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나라들의 엄격한 태도는 종교적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락의 도시’ 소돔의 멸망 원인으로 꼽히는 성적 문란에 동성애도 포함된다는 해석 탓에,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은 동성애를 금지한다. 말레이시아는 공식 국교가 이슬람교이며, 인구 약 60%가 무슬림이다. 98년에는 남성들이 여성 옷을 입었다는 이유 만으로 재판을 받았으며, 99년에도 23명의 트렌스젠더가 벌금·구속형을 받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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