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출범 100일 타이 총리 “불신임 결정땐 사퇴”

등록 2008-06-22 22:36수정 2008-06-22 22:39

타이 방콕 정부 청사 밖에 모여든 시위대가 21일 반정부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푸미폰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내세운 시위대는 집권 4달의 피플파워당(PPP) 주도 연정의 퇴진을 지난 한달가량 요구해왔다. 방콕/AP 연합
타이 방콕 정부 청사 밖에 모여든 시위대가 21일 반정부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푸미폰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내세운 시위대는 집권 4달의 피플파워당(PPP) 주도 연정의 퇴진을 지난 한달가량 요구해왔다. 방콕/AP 연합
야 제출 불신임안 조건부 수용…의회 이번주 표결
“현정권은 탁신 추종세력” 한달째 반정부 격렬시위
타이에서도 시민들의 반정부시위가 한달가량 이어지며, 내각불신임 투표가 이번주 실시된다. 지난 2월부터 집권 연정을 이끌고 있는 사막 순타라웻 총리는 ‘불신임 결정이 나면 사퇴하겠다’는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 ‘출범 100일’ 위기 사막 총리는 22일 방송 연설에서 “여러분(시위대)의 압력에 굴하지는 않겠다. 다만 의회 표결에서 패배하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고 <네이션>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국민들 참는 한, 여러분들이 힘을 보여주는 것을 용인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강경대응할 수 있는 나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비효율성과 불화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이유로 사막 총리 등 각료 8명을 겨냥해 지난 18일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의회는 23일부터 사흘동안 내각불신임 토의를 진행한 뒤 표결을 실시한다. 집권 연정이 하원 의석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해 불신임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반정부시위로 연정의 균열 조짐이 있어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지난 20일 2만여명의 시위대는 경찰 방어망을 뚫고 정부청사 관내 진입에 성공해, 며칠째 청사 포위를 풀지 않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주의민중동맹(PAD)은 내각 총사퇴 때까지 이같은 ‘대치국면’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달 25일부터 계속된 반정부시위는 애초 집권 내각의 개헌 시도에 대한 항의 시위에서 촉발됐다. 현행 헌법대로라면 오는 7월8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선거부정 혐의가 확정된 사막 총리의 피플파워당(PPP)이 해산될 수도 있다. 피플파워당의 전신은 지난해 선거부정으로 해체된 타이락타이당이다. 타이락타이당은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잃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세운 당이다.

■ 탁신이 위기의 중심 타이 정치에 드리워진 탁신의 ‘그림자’ 탓에 불거진 정국 혼란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위대는 탁신 관련 재판의 더딘 진행을 맹비난하고 있다. 행정부 관료 재배치 등 조처가 탁신의 복권을 위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통신재벌 출신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농민·도시빈민층 지지를 기반으로 집권해, 타이 정치사상 최초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통신회사 매각 과정에서의 탈세 등 부패 혐의로 도시 중산층 등의 반감을 얻어, 2006년 대대적인 반정부시위가 발발했다. 탁신은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20억달러 규모의 재산도 동결됐지만,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추종자들이 주축을 이룬 피플파워당이 승리·집권하면서 영향력을 되찾고 있다.

현재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주의민중동맹은 앞서 2006년에도 ‘반탁신’ 시위를 이끌었던 세력이다. 군에서도 일부 동조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순한 정치 ‘공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시위의 동력인 중산층 참여율이 과거해 비해 낮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7.6%에 이르는 등 경제 상황 악화 탓에 시위 규모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시 군부 쿠데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 속에 군은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방콕 출라롱콘 대학의 띠티난 퐁수디락 전략국제연구소장은 “제한적으로 일어난 거리 시위가 선거로 출범한 정부를 뒤집어엎을 수 있는 힘(군사력)을 얻는 것은, 타이 정치 민주화에 나쁜 징조가 될 것”이라며 쿠데타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