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캄보디아 혼란 잦아들면서 ‘킬링필드’가 ‘그린필드’로

등록 2008-06-03 19:50수정 2008-06-03 22:54

15-1
15-1
WWF, 캄보디아 환경 개입
호랑이·코끼리등 발견 늘어
‘킬링필드’ 학살 등 참혹한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에서 혼란이 잦아들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야생동물들이 돌아오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최근 캄보디아 동부 베트남 접경지역의 몬둘키리 삼림보호구역에서 야생동물들이 발견되는 횟수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시아에 얼마 남지 않은 건조림인 이 숲에선 지난 몇년새 밴팅(소), 엘드사슴, 살쾡이, 물소, 코끼리 등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먹잇감이 늘자 호랑이·표범 등 맹수들의 개체수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5~10마리 수준인 호랑이는 5년 안에 30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 숲은 1950년대 한 동물학자가 ‘아시아의 세렝게티’로 묘사할 정도로 풍요로운 야생환경을 자랑했다. 그러나 60~7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이 ‘베트콩 은거지역’으로 규정하고 폭탄 세례를 퍼부으면서 수난이 시작됐다. 75~79년 ‘킬링필드’ 크메르루주 정권 때는 밀렵꾼들의 천국이 됐다. 축출된 크메르루주는 이곳에 근거지를 꾸리고, 20여년 동안 밀렵을 통한 가죽·뿔 등의 국제 밀거래를 돈줄로 삼았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온전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대다수 야생동물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총에 맞아 죽었다고 전했다.

2002년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발벗고 나섬으로써 몬둘키리는 재생의 계기를 맞았다. 정부도 건축·주거 제한과 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호응했다. 현지 주민 활용도 활발히 이뤄졌다. 크메르루주에 동조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던 역사 탓에 관리인으로 채용된 주민 대부분은 크메르루주 출신이다. 10대에 크메르루주에 가담한 레안 카(45)는 “90년대까지 호랑이 10마리를 포함해 야생동물 수천 마리를 잡았다”며 “그땐 나도 잘 몰라 호랑이를 쏘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생환경을 내세운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친환경적 관광을 통해 현지 주민의 수입 증대도 도모할 수 있는 ‘에코투어’(생태관광)를 기획하고 있다. 캄보디아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앙코르와트 이외에 가보고 싶은 곳을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중심지 센모노롬에는 이미 호텔·별장 등 숙박시설 건축이 한창이다. 하지만 자재 조달을 위한 불법 벌채 등 지나친 개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