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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사망자 중국의 2배 ‘구호 손길’은 턱없이 부족

등록 2008-05-20 21:17수정 2008-05-21 00:26

미얀마 군정의 최고지도자인 탄슈웨(왼쪽) 장군이 19일 한 임시 난민촌에서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생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곤/AP 연합
미얀마 군정의 최고지도자인 탄슈웨(왼쪽) 장군이 19일 한 임시 난민촌에서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생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곤/AP 연합
군정, ASEAN 통한 지원만 허용…사망 20만명 예상도
중국 쓰촨성 대지진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구호 활동이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진행되는 동안,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강타당한 미얀마(버마)가 숨죽여 울고 있다.

미얀마 국영 텔레비전은 19일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사망자 수가 13만3천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20일 집계한 지진 사망·실종자(7만1천여명) 수의 두 배에 가까운 숫자다. 그러나 국제 구호단체는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수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구호를 기다리는 이재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손길이다. 유엔은 20일 2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민 가운데 국제 구호의 손길이 미치고 있는 사람은 40%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을 통해 “사이클론이 덮치기 전에도 이라와디 지역의 어린이 30%는 영양실조였다”며 “현재 5살 이하 어린이 3만명이 심한 영양결핍 상태에 있으며, 이 가운데 수천명은 2~3주 안에 굶어 죽을 위기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부는 구호보다는 정권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다. 물자 원조를 제외한 직접 구호를 제한하던 군정은 19일 국제사회의 구호 인력을 받겠다는 내용에 합의했지만, 군정과 가까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을 통해서만 받겠다는 단서를 붙였다. 아세안은 25일 미얀마 정부와 국제원조회의를 한 뒤, 본격적인 구호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의식한 듯 조금씩 문을 열고 있지만, 군정에 위협이 될지를 먼저 계산하고 있는 셈이다. 미얀마 인근에는 구호물자를 대량으로 실은 미국과 프랑스의 군함이 있으나 입항을 거부당하고 있고, 구호 전문가들의 비자도 아직까지 발급되지 않은 상태라고 <알자지라>는 19일 전했다.

탄 슈웨 장군은 18일 피해지역을 처음 방문했다. 미얀마 군정은 또 20일부터 사흘 동안을 사이클론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기간으로 선포했다. 한국에 망명한 버마 민주화 운동가 마웅저는 현지 신문 등을 바탕으로 “사이클론이 강타한 지 2주가 지난 뒤에야 보이는 이런 행동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구호 활동과 애도 기간 선포를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며 “피해민은 군정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군정을 대신해 구호에 나선 건, 승려와 시민들이다. 나르기스가 훑고 지나간 이라와디주의 주민들은 절과 학교 등에 거처를 마련하고 있으며, 여러 승려들이 나서 그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전했다. 피해민들에게 줄 공양을 받고자 양곤을 여행하고 돌아오던 라부타의 승려는 “정부가 제공하는 물자는 피해민들을 보살피기에 부족하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기대고 있다”고 밝혔다. 마웅저는 “양곤 등에선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물자를 모아 자신의 차로 구호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의 활동이 지난 9월의 민주화 시위처럼 번질까봐 그마저도 제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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