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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동남아 쌀 OPEC’ 탄생할까

등록 2008-05-01 22:46

타이, 베트남 등과 추진 계획…식량값 폭등 편승 비난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인 타이 정부가 2위 수출국인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5개국과 더불어 쌀 수출국 협의체 결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막 순타라웻 타이 총리는 지난 30일 이런 계획을 밝히고 “세계 쌀 교역에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섯나라의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말했다고 타이 일간 <더네이션>이 보도했다. 그는 쌀 수입국들의 우려를 고려한 듯 “석유수출국기구(오펙)처럼 (수급량 조절로 가격을 통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협의체 대상 국가는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다.

다자간 쌀 수출국 협의체에 대한 타이 정부의 꿈은 농촌 지역의 지지에 힘입어 집권했던 탁신 친나왓 총리 시절부터 구상됐다. 지난해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이 구상을 방치했지만, 지난 2월 친탁신 세력인 피플파워당 중심의 연정이 출범하면서 재가동된 셈이다. 최근 쌀값 폭등도 추진력을 더해주고 있다. 노빠돈 빠따마 외무장관은 “이제 때가 됐다”며, 이번 정권 임기 안에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생산·수출국 중심의 폐쇄적인 석유수출기구와 같은 ‘카르텔’이 쌀 시장에서 탄생할 조짐이 나타나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눈길은 곱지 않다. 특히 필리핀·싱가포르·홍콩 등 쌀 소비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에선 ‘최근 식량가 급등에 편승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세계 최대 쌀 수입국 필리핀의 신문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1일치 머릿기사로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쌀수출국기구’가 꾸려지면, 폭등한 현재의 쌀값 수준을 유지해 식량위기를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시장의 기준값인 타이-비(B)급 쌀은 최근 두어달 사이 세 배 이상 뛰었다.

그렇지만 쌀값 상승이 낙후된 동남아 나라들이 뿌리깊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주요 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훈 센 총리는 30일 “인구 80%를 차지하는 농민들은 (곡물가 급등으로) 이익을 보게 됐다. 농민들을 위한 기회가 왔다”며 “농민들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농사를 지어, 잘살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3모작 추진과 관개시설 개선을 통해 2015년까지 쌀 수출량을 연간 800만t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현재 타이의 연간 수출량은 약 900만t, 베트남은 약 400만t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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