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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두 야당 ‘거대연정’ 무샤라프 축출 성공할까

등록 2008-02-22 19:51수정 2008-02-22 19:52

총선에서 승리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21일, 지난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전 대법원장 집 앞에서 그의 복귀와 무샤라프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 연합
총선에서 승리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21일, 지난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전 대법원장 집 앞에서 그의 복귀와 무샤라프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 연합
자르다리-샤리프 ‘반 무샤라프’ 극적 합의
탄핵안 상원 통과 힘들어 ‘자진사퇴’ 압박
‘봉건 족벌’ 이미지…국민 전폭 지지엔 한계

지난 18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파키스탄 야당들의 ‘반무샤라프’ 거대 연정이 곧 출범한다.

피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으로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이끄는 아시프 자르다리와 파키스탄무슬림리그-나와즈(PML-N)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21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자르다리 자택에서 만나 굳게 손을 맞잡았다. 방송에 등장한 이들의 얼굴은 밝고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두 사람은 2시간 가량의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의회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1·2위를 차지한 두 정당의 의석 점유율은 약 60% 수준이다. 안정적 과반을 확보한 상태다. 펀자브와 신드, 북서변경주 등의 지방정부도 장악하게 됐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지지 성향의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가 승리를 거둔 발루치스탄을 제외한 전국에서 안정적 집권이 가능하다.

반무샤라프 진영의 선봉에 선 피엠엘엔 쪽은 “무샤라프가 환영받지 못한다는 선거 결과가 나온 만큼, 퇴임하는 게 파키스탄으로선 가장 좋다”며, 무샤라프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유력지 <더뉴스> 22일치 칼럼은 “논리적 수순대로 무샤라프가 퇴임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퇴임 압박은 현재의 역학 구도를 의식한 단계적 접근으로 보인다. 새 연정이 하원의 다수 의석만 믿고 탄핵을 추진해도 친무샤라프 성향의 상원을 통과하기 힘들다. 궁지에 몰린 무샤라프가 의회 해산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쓰면 파국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단계적 접근의 배경에는 이번 승리가 무샤라프 철권통치에 대한 반작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도 자리잡고 있다. 인민당과 피엠엘엔은 1990년대 집권 경험이 있지만 부패 의혹만 키웠을 뿐, 국민 생활 개선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선거의 얼굴도 당시 지도자였던 부토와 샤리프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에서는 “무샤라프가 계속 집권하려면, 이름을 ‘미안 무샤라프 부토 자르다리’로 바꿔야 한다”는 농담이 유행하고 있다. ‘미안’은 샤리프 전 총리의 이름이다. 파키스탄의 봉건적 족벌정치와 군사통치의 결탁을 꼬집는 말이다.

한편, 무샤라프 정부가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며 선거 거부를 촉구했던 변호사들의 시위를 다시 무력으로 진압해 마찰이 커지고 있다. 매주 목요일 재판을 거부하고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는 변호사들은 21일 카라치·라호르 등 대도시에서 목요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최루탄·몽둥이 등을 휘두르며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연정을 출범시킬 샤리프와 자르다리는 사법부 독립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어, 무샤라프 쪽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지난 11월 무샤라프의 비상사태 선포 당시 해임된 판사·변호사들의 복직을 새로 구성될 의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카라치/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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