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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민다나오 ‘40년 분쟁’ 돌파구 마련

등록 2007-11-16 20:13

만다나오 무슬림 자치주
만다나오 무슬림 자치주
필리핀 정부-이슬람 반군
회담뒤 양쪽 모두 “획기적 성과” “긍정적” 평가
‘진정한 자치 허용’이 핵심…내년 1월 협정 체결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의 40여년에 걸친 분쟁이 해결의 돌파구를 찾았다.

가톨릭 인구가 80%를 넘는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정부와 최대 무슬림 반군조직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14~15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회담을 열어 자치주 문제에 관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정부 쪽의 로돌포 가르시아 수석협상관은 회담 뒤 “획기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고, 반군 쪽의 모가헤르 이크발 협상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협상을 중재한 말레이시아 정부 담당자는 “평화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올랐다”며 “내년 8월까지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쪽은 다음달 구체적 문안 작성을 거쳐, 내년 1월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협상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분리독립을 요구해온 이슬람 교도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자치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번 협정으로 이슬람 세력이 자치할 지역은 옛 자치주보다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레이시아선>이 전했다. 민다나오섬 자치 지역에서 해상 15㎞ 이내에 있는 해상자원의 개발권도 중앙정부와 이슬람 자치정부가 공동으로 갖기로 했다.

필리핀 민다나오 주요 무장반군 세력
필리핀 민다나오 주요 무장반군 세력
이번 협상에 나선 모로(무슬림)이슬람해방전선의 모조직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은, 정부를 상대로 한 무력투쟁과 협상을 통해 1989년 민다나오무슬림자치주(ARMM) 구성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자치주에 할당된 땅은 하나같이 필리핀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들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중앙 정부에 늘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이름뿐인 자치’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대다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는 민다나오에는 14세기부터 무슬림 인구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 약 400만명에 이른다. 2차대전 뒤 필리핀 영토가 됐지만 무슬림들은 독립을 요구하며 70년대부터 무장투쟁을 계속해 왔다. 양쪽의 분쟁으로 12만여명이 숨지고,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분파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와 2003년 필리핀 다바오 공항의 폭발물 테러 당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밖에 아부사야프(‘신의 칼’을 뜻하는 아랍어)는 정부군을 상대로 납치·테러 등 과격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의원을 포함해 4명의 생명을 앗아간 의사당 폭발물 테러의 배후 또한 아부사야프로 추정된다.

필리핀과 미국 정부는 민다나오 지역이 알카에다 관련 세력에 장악될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에이피>(AP) 통신은 두 나라 정부가 이번 협상으로 이슬람주의 세력에 대한 걱정 대신, 평화로운 역내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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