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천명 한달 걸려 뉴델리 도착
“땅을 달라. 물을 달라.”
토지 재분배를 요구하는 인도의 농민 2만5천여명이 한달 가까이 325㎞를 걸어 수도 뉴델리에 도착했다고 〈비비시〉(BBC)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낮은 카스트 출신인 이들은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10월2일을 기념해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최근 인도의 경제 발전이 자신들을 소외시켰으며, 경제난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행진을 기획한 푸탄 비탈 라즈고팔은 〈아에프페〉(AFP)통신 인터뷰에서 “인도 인구 40%는 땅이 없고, 23%는 극빈층”이라며 “개혁의 열매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집권 국민회의당 당수인 소냐 간디를 만났으며, 만모한 싱 총리 면담을 추진 중이다.
인도에서 토지 재분배 요구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들어 강경했던 인도 정부의 태도가 다소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얼마전 동부의 농지 8900㏊에 석유화학공장과 조선소를 지으려던 계획이 취소되기도 했다. 반대 시위를 벌이던 농민들 가운데 14명이 숨진 뒤였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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