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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군부 시위진압 자신감…시민·국제사회 분노속 무력감

등록 2007-10-04 21:04수정 2007-10-05 01:46

불시 체포 여전…승려들 귀향길
유엔특사 ‘빈손’ 민주화 ‘감감’
대규모 시위가 수면 아래로 사라진 미얀마의 현재 분위기를 외신들은 ‘공포와 분노’라고 표현했다. 미얀마 군정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아랑곳 않은 채 ‘군정식의 사태 해결’을 자신하고 있다.

공포와 분노=“시위대 사진을 갖고 있다. 곧 잡으러 간다!” 통행금지로 인적이 드문 심야의 양곤 시내에선 군용트럭에 실린 대형 스피커가 시민들을 섬뜩하게 하는 ‘협박’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한밤중에 끌려가는 사람들의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3일 밤 슈웨다곤탑 동쪽 주거지역에선 지난주 시위 당시 “박수를 치며 승려들을 응원”하고 “시위대에 심정적 지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주민 수십명이 끌려갔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직원 부부와 가족들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에는 소개령이 내려져 귀향하는 승려 수십명이 양곤 기차역으로 모여들기도 했다. 시외버스 기사들은 연료 공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승려들의 탑승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양곤 시민은 <비비시>(BBC) 방송에 “정말 변화가 필요하지만 저들(군정)은 총이 있고 우리는 없다. 저들이 항상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미얀마군의 카렌반군 진압부대 고위장교 1명이 아들을 데리고 타이에 피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장교는 자신이 이끄는 부대가 양곤 투입을 명령받자, 과거 적이었던 반군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27일 국경을 넘었다. “불교 신도로서 승려와 시위대에 총을 쏠 순 없었다”고 말한 그는 노르웨이에 정치적 망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정의 자신감=군정은 ‘미얀마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시위 완전 진압을 자신하고 있다. 슈웨다곤탑과 술레탑 등 시위 주요 지점에 드리웠던 철조망은 사라졌다. 수감자 일부를 풀어주는 ‘여유’도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승려들로 보이는 남녀 229명이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심문은 받았지만 육체적 학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시위 취재 도중 붙잡힌 <도쿄신문> 기자 등 언론인 5명도 풀려났다. 하지만 미얀마 외교가에선 아직도 수천명의 시민·승려들이 붙잡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정의 자신감은 국제사회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와 아웅산 수치를 번갈아 만난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의 활동에 대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3일 말했다. 한 전문가는 <아에프페>(AFP) 인터뷰에서 “군정의 장군들은 협상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며 “현실적인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군정은 2003년 8월 만든 자체 민주화 실현 계획인 ‘7단계 민주화 로드맵’에 따라 ‘미얀마는 민주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지난달 초 제헌회의는 헌법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해산돼 1단계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군정은 헌법초안 작성-국민투표-총선 실시 등 다음 단계의 구체적 일정과 내용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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