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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감바리 유엔 특사, 빈손으로 떠나나

등록 2007-10-01 19:22수정 2007-10-01 21:05

이브라힘 감바리(오른쪽) 유엔 특사가 지난해 11월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와 만났을 때 모습. 양곤/AP 연합
이브라힘 감바리(오른쪽) 유엔 특사가 지난해 11월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와 만났을 때 모습. 양곤/AP 연합
수치 여사 면담이 최대 성과
군정 지도부 못 만나 ‘무소득’
미얀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국제사회를 대표해 미얀마에 급파된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의 발걸음이 무겁다. 감바리 특사는 “만나야 할 사람들은 모두 만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미얀마로 갔지만, 군정 수뇌부가 면담 요청을 일축해 특사의 한계를 드러냈다.

■ 면담은 군정 입맛대로= 감바리 특사는 지난달 29일 미얀마 입국 직후 곧장 수도 네피도로 향했다. 그는 총리와 외교차관 등 군정 관계자들을 만나 현재 유혈 사태의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탄슈웨 장군이나 마웅에이 장군 등 군정 최고지도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군정이 마련한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일 양곤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감바리 특사는 다시 네피도로 돌아가 지도부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를 만난 것은 그나마 큰 성과다. 애초 군정이 수치 면담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군정은 수치의 가택 연금을 90분 가량 해제하고, 양곤 시내의 정부 영빈관에서 면담하도록 허용하는 ‘호의’를 보였다.

그러나 군정이 수치를 정식 ‘야당 정치인’으로 인정하고, 국내 정치 문제의 협상 상대로 받아들인 것은 결코 아니다. 야당 민족민주동맹(NLD) 쪽에선 특사의 역할이 군정과 수치 사이의 ‘집배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이피>(AP) 통신은 수치가 군정에 보내는 편지를 특사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은 “유엔 안보리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위협을 무기삼아 군정과 민주주의를 논의하는 시간표를 정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없다면, 감바리 특사는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반인들의 반응 또한 시큰둥하다. <알자지라>는 양곤 시내에서 유엔 특사의 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며, 이들은 “유엔 특사는 예전에도 와서 군정과 민주화를 논했지만, (성과 없이) 빈손으로 떠났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 군정의 철저한 대비= 그럼에도 군정은 유엔 특사 방문 기간 혹시 있을지 모를 반정부 시위를 막고자 공항 진입로를 차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감바리 특사가 양곤을 찾은 30일, 군정이 무력으로 장악한 시내의 보안 상태는 병력 추가 투입으로 한층 증강됐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한 목격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군정은 심지어 무력진압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 시내의 유리조각과 벽돌, 핏자국 등도 말끔히 청소했다. 감바리 특사의 숙소 주변 도로 전역에는 철조망이 드리워진 채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대사관의 마크 캐닝 영국 대사는 “감바리 특사가 충분히 오랫동안 머무르며 진정한 국가적 화해의 과정을 성취하기를 바란다”며 “고위 정치인들과 다양한 정치 지도자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쪽은 감바리 특사가 탄슈웨 장군을 만나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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