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로이터.AP=연합뉴스) 미얀마 정부가 28일 민주화시위를 취재하던 중 진압군의 총탄에 맞아 일본인 나가이 겐지(長井健司.50) 기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나가이씨는 27일 밤 미얀마 양곤에서 군정의 민주화시위 무력진압 과정을 취재하다 숨졌다. 미얀마 군정은 나가이 기자가 진압군이 쏜 유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가이 기자는 쓰러진 뒤에도 군인들에 쫓기는 시위대를 향한 카메라를 놓지 않는 투철한 '기자정신'을 발휘해 큰 반향을 낳았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상은 28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니얀 윈 미얀마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나가이 기자의 죽음이 "대단이 유감스러운 일이며 이에 엄중 항의한다"고 밝혔다고 일본 관리들이 전했다.
또 "보도를 보면 나가이 기자가 가까운 거리에서 사살됐으며 결코 유탄이 아니었다"며 미얀마 정부가 사건 전모에 대한 규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에 니얀 윈 장관은 "일본인의 사망은 정말 미안하게 됐다"며 사과하고 "시위는 가라앉기 시작했으며 우리들도 자제할 것"이라면서 사태수습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이번 시위가 "유엔 총회의 개최에 맞춰 외국에 의해 조직된 시위"라고 주장했다.
고무라 외상은 "그런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충만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를 대화로 해결하고 사회민주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어 고무라 외상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얀마가 상황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제재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은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 외무심의관을 30일 미얀마로 파견, 나가이 기자의 사망사건을 공식 항의하고 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미얀마 정부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직시해 민주화를 위한 진전을 이룰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관리들이 전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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