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으로 희생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소총 등으로 무장한 미얀마 군인들이 27일 양곤 시내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
미얀마 주재 호주대사 “당국발표의 몇배”
일본도 경제제재 검토…중국 ‘특사’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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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정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은 수십명이 숨졌다는 현지 외교관의 주장이 28일 제기됐다. 밥 데이비스 미얀마 주재 오스트레일리아 대사는 희생자가 “미얀마 당국이 밝힌 10명보다 몇 배나 된다”는 미확인 보고를 받았다고 <에이피>(AP) 통신에 이날 밝혔다. 미국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운동’ 미국지부는 지금까지 약 200명이 숨졌다고 이날 주장했다. 지금까지 <아에프페>(AFP) 등 주요 외신들은 27일 9명 등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보도해왔다.
이런 혼선은 기자들의 현장접근과 인터넷이 차단하는 등 정보가 통제되고 미얀마 군사정부가 사태를 축소하면서 빚어지고 있다.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중심가에서 11일째 벌어진 시위도 외신들은 군경이 2천여명의 시위대에 경고사격을 한 뒤 무자비하게 곤봉을 휘둘러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반면, 미얀마 관영언론은 “단지 120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꼭 필요한 곳만 진압했다”고 보도하는 등 사태를 축소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도 진행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 정부는 27일 공작조를 미얀마에 파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사실상 특사 성격인 공작조는 양곤에서 군사정권 당국자들과 만나 추가 희생자를 내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얀마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보여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빨리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유엔 특사의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얀마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서 다루는 것을 러시아와 함께 반대해 온 중국이 기존의 불개입 정책에서 ‘은밀한 개입’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파견하는 이브라힘 감바리 특사는 미얀마 군사정부에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미얀마 정부는 유엔 특사의 입국 비자를 발급하기로 합의해 주목된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다음달 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의를 연다.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의 현지 파견 및 조사와 함께 미얀마의 인권 상황에 관한 결의안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일본도 자국 기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경제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28일 “곧바로 (경제)제재에 들어갈지를 판단하기 위해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한 아세안 외무장관들도 회원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이례적으로 미얀마 군사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폭력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이날 촉구했다. 앞서 미국은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을 비롯해 미얀마 관리 14명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박병수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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