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31년 통치 리콴유 전 총리 자유억압 비판에 반론
‘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렇기에 살아남는 데 필요하다면 무조건 오케이(OK)였다.’
1959년부터 31년 동안 싱가포르를 이끌었던 리콴유(83·사진) 전 총리에게 자원도 없고, 역사·전통도 없는 싱가포르가 해야 할 일은 ‘살아남는 것’이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 운영 자체가 우리의 이데올로기”라며 실용주의적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리 전 총리에게 싱가포르의 목표는 ‘생존’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42년 동안 잘 버텨왔다”면서도 “앞으로 42년 또 버티기 위해선, 우리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국내외에서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의 통치 이후 싱가포르의 자유가 억압받았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언론 통제, 민주화 정체, 반정부 인사 탄압, 창의적·모험적 기업경영의 기회 부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리 전 총리는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싱가포르는 겉으로는 화려한 현대 도시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아주 좁고 붕괴되기 쉬운 면적 위에 서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그는 “수면이 1m, 2m…, 까지 올라가면, 싱가포르의 절반은 물에 잠기고 만다”고 말했다.
1990년 총리직에서 물러나 원로장관이 됐던 리 전 총리는 2004년 아들 리셴룽이 총리에 취임하고 자신의 후임자 고촉통 전 총리가 원로장관이 되면서 장관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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