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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내 총리 물색·내년 10월 총선
5명이상 집회금지·언론도 검열
5명이상 집회금지·언론도 검열
19일 쿠데타를 일으킨 타이 군부는 만 하루 만에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추인을 얻어내면서 총 한방 쏘지 않고 권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푸미폰 타이 국왕은 20일 밤 9시 국영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군부 쿠데타를 승인하고, 모든 국민은 평정을 유지하고 공무원들은 쿠데타 지도부를 따르라고 지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참모총장은 쿠데타 뒤 첫 텔레비전 연설에서 “쿠데타는 탁신이 야기했던 타이 사회에서의 심각한 갈등을 끝내기 위해 필요했다”며 “가능한 한 빨리 국민들에게 권력을 되돌려줄 것임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총리 권한대행을 맡은 그는 민정 이양 일정과 관련해 “2주 안에 임시헌법을 만들고 내년 10월께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국왕과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총리 후보자를 물색한 뒤 2주 안에 총리 권한대행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군은 이날부터 5명 이상 모이는 집회를 금하고 언론을 검열하겠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쿠데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으나, 실망과 분노를 보여준 시민은 매우 소수”라고 전했다. 이날 방콕의 육군본부에는 시민 500여명이 몰려가 군부 지지 구호를 외쳤다.
방콕 시민 수십명이 국왕에 대한 충성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달린 탱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시민은 <에이피>에 “누군가 이 일을 했어야 했다. 올바른 일이다”라고 말했다.
손티는 쿠데타 동기를 두고 “타이 역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타이 국민의 단합을 깨고 갈등을 불러일으킨 탁신의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탁신이 암살 음모 배후로 손티를 지목하면서 대대적인 숙청을 계획한 점도 군의 움직임을 부추겼다. 탁신은 임박한 군 수뇌부 개편에서 자신의 친인척들인 자파 장성들을 대거 요직에 발탁할 예정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농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탁신이 오는 11월 총선에서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며, 탁신에 반대하는 도시 중산층의 절망감이 군부 개입의 촉매제 구실을 했다고 분석했다.
군이 약속한 민정 이양을 지체하고 통치를 전면화할 경우, 쿠데타를 관망하는 지식인, 학생들과의 전면적인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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