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가 28일 공개한 태평양 함대 소속 함정이 초음속 대함 미사일 모스킷을 발사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 중 일부 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동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발사해 100㎞ 밖 훈련용 표적에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주변에서 3각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한-미-일에 대한 견제 의도가 엿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동해에서 “태평양함대 함정 2척이 모스킷 순항 미사일을 해상에 설치된 훈련용 표적에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모스킷 순항 미사일 2발이 약 100㎞ 거리에 있던 표적에 정확히 명중됐다”며 관련 영상도 올렸다. 모스킷 순항 미사일은 소련 시절 함정 타격용으로 개발된 초음속 미사일이다. 사정거리는 약 120㎞이고 재래식 탄두와 핵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가 모스킷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 곳은 태평양 함대 본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대제만이다.
러시아는 최근 동해에서 군사 훈련을 자주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3일 자국 잠수함이 하바로프스크 훈련 해역에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를 발사해 1000㎞ 떨어진 표적에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칼리브르 미사일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뒤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고 있는 미사일 중 하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한 지난 21일에는 러시아 장거리 전력 폭격기 투폴레프-95 2대가 동해에서 7시간 동안 비행을 했다.
러시아는 최근의 군사 훈련들이 예정된 훈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한-미 동맹, 미-일 동맹 나아가 이를 한데 잇는 한-미-일 3각 군사협력에 대한 견제 성격이 엿보인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 극동 병력 상당수를 우크라이나 쪽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극동 군사 훈련 때도 참가 병력이 예년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극동 지방의 군사력이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모스킷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 28일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포함한 미국 제11항모강습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니미츠함은 부산 입항에 앞서 일본 자위대와 한국군과 각각 별도로 연합 해상 훈련을 했다. 지난 23~26일엔 태평양과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인 ‘이세’, 육상 자위대, 27일엔 제주 남쪽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구축함인 최영함과 훈련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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