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북부 ‘코 커’ 지역의 10세기 유물 등 문화재 30점이 8일 캄보디아 반환을 앞두고 점검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캄보디아에 불법 도굴된 유물 30점을 돌려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역 검사 데이미언 윌리엄스와 국토안보부 수사관 리키 페이털은 전날 열린 문화재 인도 행사에서 이들 유물을 미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에게 반환했다.
이들 유물은 청동기시대부터 12세기까지 제작된 캄보디아의 문화재들이다. 여기에는 힌두교 전쟁의 신 ‘스칸다’가 공작을 타고 있는 10세기 돌 조각품과 힌두와 불교의 신 가네샤 조각상 등이 포함돼 있다. 두 조각품은 캄보디아 북부지역의 고대 도시였던 ‘코 커’(코 케이·Koh Kor)에서 약탈된 것이다. 이 지역의 유물은 주로 1960년~1990년대 내전 등의 혼란기에 불법 도굴되어 캄보디아-태국 국경을 통해 반출된 뒤 외국 수집가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 검사는 “오늘 우리는 캄보디아의 문화유산이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되돌아가는 것을 축하한다”며 “예술품과 유물의 불법 거래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검사실은 이들 유물이 “도굴 범죄조직이 캄보디아에서 훔쳐와” 유물 거래상 더글러스 래취포드 등에 의해 미국의 수집가와 박물관에 팔렸다고 밝혔다. 래취포드는 방콕을 거점으로 활동한 거래상으로 2019년 인터넷뱅킹 금융사기와 캄보디아 유물 불법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듬해 숨을 거뒀다.
취헤아 대사는 이날 유물 반환을 “우리 문화의 영혼이 되돌아온 것”에 빗대며 “우리는 우리의 귀중한 문화적 유산이 집에 돌아온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반환된 유물은 프놈펜의 캄보디아 국립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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