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웰링턴/AP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 뉴질랜드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정부의 기존 방역대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22일 보도했다.
뉴질랜드는 그동안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통제해 방역 모범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거의 여섯 달 만에 첫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과거 사용했던 봉쇄조치 등 엄격한 방역대책을 동원했는데도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클랜드의 주민 한 명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지난 20일엔 21명이 새로 감염되는 등 이날까지 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클랜드의 학교 7곳에서 감염자가 나왔고, 웰링턴에서도 6명이 감염됐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는 오클랜드 지역 등에 7일 동안 내려졌던 봉쇄령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정부의 방역대책이 먹히지 않는 것은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의 보건장관 크리스 힙킨스는 22일 방송에 출연해 델타 변이가 “게임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이제 기존 방역대책은 덜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가 “우리 방역 계획이 장기적으로 무엇인지 대한 큰 질문을 던진다”며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더 개방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장 정책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 뉴질랜드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20% 수준이며, 1차 접종자도 33%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뉴질랜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달 초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올 연말까지 국경을 봉쇄할 것이며, 그때까지 국민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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