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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시베리아’ 산불, 미국·터키·그리스 합친 것보다 3배 넓다

등록 2021-08-11 14:52수정 2021-08-11 22:33

18만1000㎢ 불타는데 2만㎢ 손도 못써
미·캐나다·터키·그리스·이탈리아 등 6만㎢
지난달 27일 시베리아 사하 공화국의 야쿠츠크 서쪽 고르니 울루스 산림이 불탄 모습을 찍은 항공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27일 시베리아 사하 공화국의 야쿠츠크 서쪽 고르니 울루스 산림이 불탄 모습을 찍은 항공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의 시베리아를 불태우는 산불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당국이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산불이고, 또 하나는 그냥 삼림을 태우도록 방치하는 산불이다.

산불을 방치하는 것은 시베리아가 워낙 넓고 거주 인구가 많지 않아 산불이 주요 주거지역이나 운송수단 등 인프라를 위협하지 않는 한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후학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거세지는 시베리아의 불길에서 지구 기후변화의 징후를 읽고 있을 뿐 아니라 시베리아 산불이 점점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시베리아에는 북위 50도~60도 사이에 침엽수림이 빽빽이 들어찬 타이가 지대에 형성돼 있다.

이런 삼림이 풍부한 시베리아에서 올해 들어서만 170곳에서 산불이 나서 공항과 도로가 폐쇄되고 주민들이 소개됐다고 신문이 전했다. 면적으로 따지면 산불 피해지역이 6만2300 평방마일(약 16만1000㎢)에 이른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 산불 진화를 위해 7천여명의 소방관과 군 병력, 지역주민을 동원해야 했다.

당국이 손도 못 대고 방치한 산불은 66곳이나 된다. 모두 8천 평방마일(약 2만㎢)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들 산불 피해 면적은 올해 유독 극심했던 미국과 캐나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의 산불 면적을 모두 합친 것보다 넓다.

미국은 100여곳에서 산불이 나 8977평방마일(2만3250㎢)을 태웠고, 캐나다는 1만3천 평방마일(약 3만3600㎢), 터키는 681평방마일(1763㎢), 그리스는 424평방마일(1098㎢), 이탈리아는 403평방마일(1043㎢)을 태웠다.

시베리아 산불이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면서 탄소배출도 급격히 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대기모니터링서비스’(CAMS)의 마크 패링턴은 산불이 집중되는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에서만 지난 6월1일~8월1일 사이 두 달 동안 탄소배출량이 108메가톤(1억8백만톤)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메가톤(7800만톤)보다 3분의1이 더 많은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대기모니터링서비스는 2003년부터 위성사진을 이용해 산불의 탄소배출을 추적해 왔다.

위성사진을 보면 시베리아 산불에서 나온 연기는 띠를 이뤄 2천마일(약 3200㎞) 이상 뻗어서 북극까지 닿아 있다. 컴퓨터 모델링을 해보면, 이들 연기 띠는 국경을 넘어 캐나다까지 이르는 것으로도 나온다.

시베리아 산불은 이들 지역의 얼어붙은 땅에 탄소가 다량 매집돼 있다는 점에서 더 우려스러운 일이다. 시베리아의 동토층은 몇천년에서 몇억 년까지 죽은 나무와 나뭇잎 등 유기물이 켜켜이 쌓여 함께 얼어붙은 토양이다. 산불로 이들 토양이 녹게 되면 그 안에 들어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나오게 된다. 미국 국립항공우주연구소(NIA)의 앰버 소자는 “불탄 면적보다 불탄 깊이가 더 중요하다“며 “(시베리아 산불이) 방대한 탄소를 대기에 내보내면서 기후변화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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