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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마스크 벗은 이스라엘 ‘첫 축제’ 비극으로…최소 44명 압사

등록 2021-04-30 15:53수정 2021-04-30 16:53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 수만명 모여
“좁은 통로에서 넘어지며 소용돌이”
150명 넘게 다치고 수십명 중상
29일 밤 이스라엘 북부 메론 지역에서 열린 종교 행사 ‘라그바오메르’에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들 수만명이 모여있다. 이날 행사에서 최소 44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메론/로이터 연합뉴스
29일 밤 이스라엘 북부 메론 지역에서 열린 종교 행사 ‘라그바오메르’에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들 수만명이 모여있다. 이날 행사에서 최소 44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메론/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방역 관련 통제 해제 뒤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종교 행사에서 최소 44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하레츠>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밤 이스라엘 북부 메론 지역에서 열린 종교 행사 ‘라그바오메르’에서 사람들이 서로 밀려 넘어지며 44명 이상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수십명이 중상이고 헬리콥터도 동원돼 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겼다. 좁은 통로에 구조대가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은 30일 아침에야 시작됐다.

사고는 행사 참가자 중 일부가 좁은 통로에서 넘어지며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시민 한 명은 이스라엘군 라디오에 “군중이 한쪽 같은 구석으로 밀렸고 소용돌이가 생겼다”며 “나도 죽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첫번째 줄에 있던 사람은 넘어졌고 자신을 포함한 두번째 줄에 있던 사람은 갇혔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하레츠>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었다. 사람들이 넘어지고 서로 짓밟혔다. 재난이었다”고 말했다.

라그바오메르는 2세기에 유대인 라비 시몬 바 요차이가 사망한 것을 기리는 축제로, 초정통파 유대교인들이 모여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도 등을 하는 행사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가 한창이었던 지난해에도 불법으로 열려, 경찰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폭동이 일어나 수백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광범위하고 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방역을 위한 통제 조처 대부분을 해제했다. 라그바오메르 행사도 허가했다. 올해 행사 참가 인원은 엇갈리지만 10만명이 참석했다는 추정도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중대한 재난"이라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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