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트시나주에 있는 중등학교에 총을 든 무장괴한들이 습격해 학생 300여명이 실종된 다음달인 12일(현지시각) 사람들이 학교 주변에 모여있다. 칸카라/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트시나주에 있는 중·고등학교에 지난 11일 밤 총을 든 무장괴한들이 습격해 학생 300여명이 실종됐다고 <알자지라>와 <가디언> 등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금요일 밤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로 들어와 공중으로 총을 발사하며 위협했다고 한다. 괴한들은 학생들에게 돈을 요구하며 사물함을 뒤지고 소지품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 중 일부는 총 소리가 나자, 신발도 신지 않고 숲으로 무작정 뛰어 밤을 새우기도 했다. 학교를 지키고 있던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미누 마사리 주지사는 13일 치안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지금까지 학생 333명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기숙학교의 학생은 총 83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학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세운 과학학교로 남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마사리 주지사는 실종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숲을 수색하거나 학부모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무고한 학생들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명을 냈다. 군과 경찰은 괴한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군은 북서부 지역에서 무장괴한들이 학생 10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포위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괴한들이 학생들을 납치한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몸값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트시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아이들을 돌려 달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아이들을 돌려 달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나이지리아에서는 학생들을 겨냥한 납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에는 북동부 보르노주 한 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됐다. 정부와 협상 끝에 석방되거나 탈출한 여학생들도 있지만 아직 100여명은 실종 상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