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동남부 국경 지대의 쿠르드족 마을에서 주민들이 시리아 영토 쪽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대한 터키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아카칼레/A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민병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사흘째 이어가면서,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선 전화를 피하려는 수만 명의 민간인 피란 행렬이 줄을 이었다. 8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의 화약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규모 난민 사태까지 우려된다.
터키군은 10일 남쪽 국경을 접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의 대한 공격을 퍼부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밤 터키 국방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인 ‘평화의 샘’ 작전을 개시한 이래 228명의 무장세력을 제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주장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최소 23명의 시리아민병대 전투원이 숨졌으며 터키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 쪽에서도 6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교전이 본격화하면서 민간인 피해도 생겨나고 있다. 시리아민주군은 터키의 공습과 포격으로 쿠르드 민간인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터키 남부 지역의 관리들은 쿠르드 민병대가 박격포와 로켓탄을 동원한 보복 반격으로 9개월 된 유아를 포함해 민간인 6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10일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한 마을에 터키군의 공습을 피해온 쿠르드족 피란민 트럭이 도착하고 있다. 탈타므르/AFP 연합뉴스
10일 국제적십자사위원회(IRC)와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터키의 공격이 시작된 지 하루만에 시리아 북동부에서 6만4000여명의 피란민이 집을 떠났으며, 터키군이 장악하거나 포위한 마을 7곳을 포함해 약 60㎞에 걸친 지역이 텅 비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특히 “터키군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미 난민캠프가 포화상태인 데다 아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지역들에서 최대 30만명의 국내 이재민이 추가로 생겨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10일 성명을 내어, “시리아 북부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이 (무력충돌을 피해) 피란길에 올랐고 기온이 덜어지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새로 발생한 피난민들이 어디에 있든, 제한받지 않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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