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대가 시리아 국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8일 터키 샨르우르파 지방 악차칼레 근처에서 터키군 무장탱크가 트럭에서 내려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군 발표 뒤 터키 당국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공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악차칼레(터키)/AFP 연합뉴스
터키군이 9일 밤 시리아 북동부 국경지대 전역에 걸쳐 쿠르드족 퇴치를 위한 광범위한 공습·포격을 개시한 데 이어, 대규모 지상 병력을 투입하며 군사작전을 확대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은 터키의 군사작전을 일제히 규탄하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터키 국방부는 10일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12시간가량 지난 뒤에 “시리아 북서부 깊숙한 지점까지 터키 지상군의 진격이 성공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며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쿠르드 테러단체 목표물 181개를 타격해 일부 핵심지역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매체들은 터키 특수군이 무장 장갑차를 앞세운 채 네 갈래로 나뉘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으며 두곳은 탈아브야드와 가깝고 다른 두곳은 동쪽 라스알아인 인근 지점이라고 전했다. 터키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카미슐리와 아인이사, 코바니 등 접경지역도 터키군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탈아브야드에서 터키군과 쿠르드족 민병대가 치열한 교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9일(현지시간)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스 알-아인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터키군은 이날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를 향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터키군의 초기 공격으로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이 최소 16명 숨졌다고 밝혔다.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터키 내부의 분리주의 무장반란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로 보고 “격퇴에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의 작전이 “가능한한 인도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터키 경제를 말살시키겠다”며 터키군의 군사작전 감행을 사실상 묵인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는 그동안 전개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일단 중단하고 “터키 접경지대로 결집하라”는 동원령을 내리며 대대적인 저항전에 돌입했다. 시리아민주군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시리아민주군 전사들이 탈아브야드와 아인이사 외곽에서 터키군의 지상 진격을 격퇴하고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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