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들이 1일 레바논과의 국경 부근인 북부 훌라 계곡에 배치된 탱크 앞에 서 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최근 잇따른 이스라엘 드론의 레바논 영공 침범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이스라엘 북부 아비빔 기지 쪽을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하며, 두 나라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1일 이스라엘 북부에 대전차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최근 이스라엘 드론이 레바논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한 보복적 성격의 공격이다. 이스라엘 쪽에서도 즉각 대응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아비빔 지역에 대전차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로 인한 사망자·부상자 발생 여부 등 구체적 정보를 밝히지는 않은 채, 레바논 국경 인근 4㎞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 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헤즈볼라도 “헤즈볼라의 용사들이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아비빔 기지 쪽에 있는 군 차량 한 대를 파괴해, 차량에 탑승해 있던 이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며 이번 공격을 인정하는 성명을 내놨다.
헤즈볼라의 이번 대전차 미사일 공격은 최근 이스라엘 드론의 잇따른 레바논 영공 침범으로 양국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 앞서 지난달 24일, 이스라엘 드론 2대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상공에 침범해 이중 1대가 추락하고 1대는 공중에서 폭발하는 일이 있었다. 나흘 뒤인 지난 28일엔 이스라엘 드론이 레바논 남부의 국경 지역에서 영공을 침범해, 헤즈볼라가 이를 향해 발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그 다음날, 이란과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정밀 미사일 생산시설을 건설하려 한다며, 이란과 헤즈볼라의 위협을 부각하고 나서기도 했다.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31일 최근 드론 사건과 관련, 야전 지휘관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때 창설된 헤즈볼라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은 2006년에 한 달 정도 치열한 교전을 벌였고 당시 양측에서 1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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