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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걸프 부호들 돈자랑에 ‘치타 씨 마를라’

등록 2019-08-29 16:55수정 2019-08-29 19:59

사우디·UAE 등 부자, SNS서 애완용 치타로 부 과시
소말릴란드서 해마다 새끼 치타 300마리 팔려나가
전세계 치타 7500마리…“몇년 내 치타 못 볼 수도”
걸프 국가 부호들 사이에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애완용 치타 키우기가 성행하면서, 동아프리카 소말릴란드를 통해 해마다 새끼 치타 300여마리가 팔려나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걸프 국가 부호들 사이에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애완용 치타 키우기가 성행하면서, 동아프리카 소말릴란드를 통해 해마다 새끼 치타 300여마리가 팔려나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발 빠른 육상동물의 대명사 치타가 동아프리카의 미승인 독립국 소말릴란드의 허술한 국경을 틈타 걸프 국가 부호들에게 애완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치타보존기금에 따르면, 소말릴란드를 통해 매년 밀거래되는 새끼 치타는 300여마리 정도로, 이 지역 내 서식하는 전체 성체·성장기 치타 개체 수를 모두 합친 수에 맞먹는 규모다. 가히 “유행병 수준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몇년 안에 치타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시엔엔>은 전했다.

치타는 주요 서식지인 아프리카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현재 전세계에 7500마리 정도만 남은 상태다. 치타보존기금은 이 가운데 1천여마리 정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 부호들이 개인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치타를 애완용으로 사들인 데 따른 것이다. 사우디 등의 부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급 자동차 운전석에 치타를 앉힌 사진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 나오는 자신의 종족이 초원을 달리는 모습을 보며 흥분하는 치타 영상 등을 공유하며 자신의 부를 뽐내고 있다.

물론 이들 국가에서도 야생동물 밀거래와 개인적 소유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단속이 느슨한 탓에 주로 온라인을 통해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래 대상은 주로 생후 2~3개월짜리 새끼 치타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의 광고를 통해 2만5천 사우디리얄(약 812만원)부터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는 2마리 이상 구매할 경우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거래된 새끼 치타들은 비좁은 나무상자 등에 담겨 소말릴란드 국경을 통과한 뒤, 배를 통해 아덴만 건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 국가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치타 4분의 3가량이 죽고, 운 좋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1~2년 안에 목숨을 잃는다는 게 치타보존기금 쪽 설명이다. ‘달리기 명수’로도 불리는 치타는 활동반경이 매우 넓어, 우리 등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성 질병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치타보존기금의 창립자인 로리 마커는 “(사우디 등 걸프 국가의) 정부와 왕 등이 나서서 ‘이렇게(애완용 치타를 키우는 건)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며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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