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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멘 내전 해역서 난민보트 피격, 42명 사망 참극

등록 2017-03-19 12:05수정 2017-03-19 20:53

아파치 헬기 미사일 공격…소말리아 난민 42명 숨져
민간인 선박 알렸으나…사우디 지원군에 진상 조사 요구
18일 오전(현지시각) 예멘을 떠나 수단으로 가려다 국적 불명의 헬기 공격을 받아 숨진 소말리아 난민들의 주검이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의 부두에 수습돼 있다. 호데이다/EPA 연합뉴스
18일 오전(현지시각) 예멘을 떠나 수단으로 가려다 국적 불명의 헬기 공격을 받아 숨진 소말리아 난민들의 주검이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의 부두에 수습돼 있다. 호데이다/EPA 연합뉴스
예멘 내전이 이번달로 2년을 맞은 가운데, 예멘 앞바다에서 난민선이 중무장 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최소 42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18일 오전 소말리아 난민 140여명을 태우고 예멘을 떠나 수단으로 가던 난민 보트가 국적 불명의 아파치 공격용 헬기로부터 미사일 공습을 받아 42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난민 구호기구들이 밝혔다. 사상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포함됐다.

국제적십자사위원회의 욜란다 자크메 대변인은 18일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누가 이 공격을 했는지는 아직 모르나, 아침 9시께 공격이 있었다”며 “선원들이 손전등을 흔들며 민간인 선박이라고 소리쳤으나 소용이 없었고 헬기가 공격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격은 예멘 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50㎞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내전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와 후티족 반군의 종파·정파 분쟁으로, 현재 후티 반군이 북서부 지역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연합군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반면,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시아파인 후티족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소말리아의 압두살람 하들리예 오마르 외무장관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내어 “이주민 선박을 공격한 것은 매우 끔찍하고 슬픈 일”이라며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이번 공격의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랍 연합군의 아흐마드 알아시리 대변인은 “연합군은 호데이다 지역에서 어떠한 군사작전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호데이다는 후티 반군의 점령 지역으로, 난민 밀입국과 무기 밀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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