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쓰러진 팔레스타인 청년 사살한 이스라엘 군인 ‘살인죄’ 판결

등록 2017-01-05 14:17수정 2017-01-05 14:34

작년 3월 헤브론서 쓰러진 테러 용의자 사살
이스라엘 군사법원 “이유없는 살해” 유죄 판결
네타냐후 총리 등 “무죄 사면” 주장…찬반 논란
지난해 3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헤브론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총상을 입고 쓰러진 팔레스타인 청년을 소총으로 사살한 현장. 헤브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 동영상 화면 갈무리
지난해 3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헤브론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총상을 입고 쓰러진 팔레스타인 청년을 소총으로 사살한 현장. 헤브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 동영상 화면 갈무리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진 팔레스타인 청년을 사살해버린 이스라엘군 병사에게 이스라엘 군사법원이 살인죄를 판결했다. 우파 집권당 리쿠드 소속의 베냐민 내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극우 정치인들은 이 병사의 무죄와 사면을 주장했고, 병사의 행위에 대한 지지론과 비판론이 날카롭게 맞서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군사법원이 4일 ‘비고의적 살인’ 혐의로 기소된 엘로르 아자리아(20) 병장에게 유죄 판결를 내렸다고 <하레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판결에선 판사 3명과 법률 전문가 2명, 현장의 군 지휘관 등 6명 모두가 아자리아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관련기사= 이스라엘 군인, 팔레스타인 부상 청년 사살 영상 충격

법원은 2시간30분에 걸쳐 낭독한 판결문에서, 아자리아가 부상당한 테러리스트를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했으며 병사가 위협을 느낄 상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아자리아는 재판 과정에서 “그가 폭탄 조끼를 착용한 것으로 믿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군 검찰과 재판부는 그런 항변의 신뢰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자리아에 대한 형량 선고심은 추후에 있을 예정인데, 최대 징역 20년형이 나올 수도 있다. 아자리아의 변호인단은 이날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 부대원들과 함께 테러 현장 진압 작전에 출동한 아자리아 병장은 압둘 파타흐 유스리 샤리프(당시 21살)라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머리에 총을 쏴 ‘즉결처분’했다. 지휘관의 사살 명령은 없었다. 당시 샤리프는 이스라엘 병사를 흉기로 찌른 뒤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쓰려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으며, 다른 팔레스타인 청년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사살된 뒤였다. 마침 현장에 있던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의 한 활동가는 아자리아의 총격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돼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과 공분을 안겼다.

강경우파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법원의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무엇보다도 엘로르와 그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어렵고 고통스런 날들이었다”며 “그를 사면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나프탈리 베네트 교육부 장관도 “전체 재판 과정이 오염됐다”며 유죄 판결을 비난했다.

그러나 역시 집권당 소속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실은 이날 판결에 앞서 성명을 내어, 사면 논의는 때가 이르며 모든 사법 절차가 끝난 뒤에나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국방장관은 “이건 어려운 판결이며 흡족하지 않지만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자제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군과 국방기구들을 비난하지는 말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내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