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방패’ 피해 200㎞ 걸었지만
사막에 갇힌 채 생존 위협 내몰려
사막에 갇힌 채 생존 위협 내몰려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탈출한 주민들이 북서부 시리아 국경 지대의 사막에 갇힌 채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 이라크 난민은 시리아 하사카 지역에 있는 유엔의 ‘알홀 난민캠프’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으려다 라잠 알살리바 검문소에서 발이 묶여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옷가지와 생필품 가방을 싸들고 아이들과 함께 이슬람국가가 매설한 지뢰와 저격수들의 총격을 피해가며 200㎞를 걸어온 참이다.
그러나 시리아 국경 수비대는 총을 쏘며 이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슬람국가 정찰병이나 자살폭탄 공격자일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실제로 이곳에선 시리아 국경 경비군과 이슬람국가 무장세력이 번번이 소규모 교전을 벌인다고 한다.
이슬람국가의 끔찍한 폭력, 그리고 이라크 정부군의 임박한 모술 탈환 전투를 피해 나온 이들은 접경국 난민캠프로 들어가지도 못한 채 전장 한복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굶주림과 갈증에 지친 아이들은 임시천막 주변을 울며 배회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이슬람국가는 종종 정찰병을 보내 난민들이 모인 지점을 확인한 뒤 포격을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난민은 “박격포탄 한 발이 떨어져 가족이 다쳤다. 밤낮으로 교전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모술에 남아 있는 친척들이 이슬람국가 집단에 보복을 당할까 두렵다며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가렸다고 <아에프페> 통신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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