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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 전투기, 예멘 이란대사관 폭격”…갈등 격화

등록 2016-01-07 22:14수정 2016-01-07 22:14

이란 “건물 부서지고 직원 부상”
고의적인 행동 맹비난해
사우디, 반군 소탕 명분 공습
“이란 주장 사실 여부 조사”
지난 6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아랍연합군이 공습을 단행한 직후 곳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란은 이날 공습으로 자국의 대사관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사나/EPA 연합뉴스
지난 6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아랍연합군이 공습을 단행한 직후 곳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란은 이날 공습으로 자국의 대사관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사나/EPA 연합뉴스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투기들이 6일 밤 예멘 주재 이란 대사관을 공격해 일부 직원들이 다쳤다며 이란이 사우디를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두 나라가 외교관계까지 단절하며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장이 나오면서 중동의 긴장이 더 커지고 있다.

이란 외무부의 호세인 안사리 대변인은 7일 “예멘 수도 사나의 이란 대사관 건물이 공습으로 부서지고 일부 직원들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해 사우디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이리브>가 보도했다. 안사리 대변인은 “사우디의 이번 고의적인 행동은 외교사절 보호에 관한 모든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사우디에 대한 보복 조처로 “사우디에서 생산된 모든 물품과 사우디를 경유한 물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연합군의 아흐마드 아시리 대변인은 7일 연합군 전투기들이 전날 밤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의 미사일 시설들을 맹폭했다며, 이란 쪽 주장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아시리 대변인은 연합군이 모든 나라들에 사나 주재 외교공관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미리 요청했으며, 후티 반군은 빈 외교공관 건물을 비롯한 민간 시설을 군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예멘에선 이슬람 시아파인 후티 반군이 수니파 정부에 맞서 내전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아랍연합군은 지난해 3월부터 후티 반군에 공습을 단행해왔다. 반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이 두 나라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달아왔다.

앞서 지난 2일 이슬람 수니파 본산인 사우디는 자국의 시아파 지도자인 니므르 알니므르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이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사우디는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전격 단절해버렸다. 이후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잇따라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거나 격하하면서 이란과 사우디의 대립이 중동 전체의 종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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