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지방선거에 ‘여성 참정권’
여성 유권자 13만명…전체의 9%
선거 입후보자는 14% 차지
남성 얼굴보며 선거운동 불가능
여성 유권자 13만명…전체의 9%
선거 입후보자는 14% 차지
남성 얼굴보며 선거운동 불가능
사우디아라비아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한테 참정권이 부여된 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이 29일 시작됐다. 12월12일 열리는 선거에서 사우디 여성들은 사상 처음으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받았다.
<알자지라>방송은 29일 지방선거 입후보자 6140명 가운데 여성이 865명으로 집계돼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284개 지방의회의 의원 3159명 중 2016명이 선출된다. 나머지 의원은 정부가 지명한다. 유권자로 등록한 이는 150만명이지만 여성은 13만6000명(9%)에 그쳤다. 사우디의 18살 이상 유권자는 2100만명이다.
여성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엔 많은 제약이 있다. 여성 후보자는 남성의 얼굴을 보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텔레비전을 통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이때도 남성 대변인을 내세워야 한다. 여성은 물론 남성 후보자도 12일 동안의 선거운동 기간에 얼굴 사진이 나오는 벽보 등을 공공장소에 부착할 수 없다.
여성 후보자들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수도 리야드에서 후보로 나온 알자지 호사이니는 “땅을 임대해 선거운동용 텐트를 치려고 했는데 남성 땅주인이 거부했다”며,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제다에서 출마한 사미라 샤마트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사우디에서 널리 사용하는 포털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딸과 두 아들이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차별이 극심한 사우디에서 여성은 자동차 운전도 할 수 없다. 남성 대리인을 내세워야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교사인 20대 여성 움 파와즈는 “여성 후보자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지라도 여성한테 투표하겠다”며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우디 여성들의 선거 참여는 지난 1월 숨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2011년 여성한테 참정권을 주면서 이뤄지게 됐다. 압둘라 국왕은 2013년에는 국왕 최고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도 20%(30명)를 여성으로 채우게 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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