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1만명 전략적 요충지
미국·일본·프랑스 이미 군사기지 있어
미국, 중국 영향력 확대 야망 경계
미국·일본·프랑스 이미 군사기지 있어
미국, 중국 영향력 확대 야망 경계
아라비아 반도를 마주보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지부티가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경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이 나라와 중국이 군사 협력을 점점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25일 데이비드 로드리게스 미군 아프리카사령관이 기자들과 만나 지부티와 중국의 10년간 군사기지 사용 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했다며, “아마도 그것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첫 군사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기지의 위치나 금액 등 상세한 계약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계약 사실 자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지부티의 군사협력은 지난해 2월 창완취안 중국 국방장관이 지부티를 방문해 군사협정을 체결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군사협정은 중국 해군이 지부티의 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 정도였다. 이후 올해 5월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이 “현재 중국과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지 임대 협상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며, 지난 9일에는 팡펑후이 중국군 총참모장이 지부티를 방문했다.
지부티는 인구 81만명에 면적은 한반도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다. 그럼에도 ‘전략적 가치’가 상당히 높아 많은 나라들이 주목해왔다. 아덴만과 홍해에 모두 접해 있어 물류 허브로 적합하고, 아프리카 대륙 동북부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나라들 중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안정돼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일찌감치 지부티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은 경제원조를 비롯해 매년 7000만달러를 이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르모니에 기지에는 특수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헬리콥터와 전투기 등 중무기들이 배치돼 있다. 특히, 예멘과 소말리아에서 드론(무인기) 작전을 펼치는 중추적인 기지이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겔레 대통령이 지난해 르모니에 기지의 임대료를 2배나 인상시켰음에도 미국은 ‘군말없이’ 수용했다. 프랑스와 일본도 지부티에 테러나 해적행위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군기지를 두고 있다.
중국의 군사기지 계약 체결을 두고 미국 내 일부에선 이를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크리스 쿤스 미 상원의원은 <더 힐>에 중국의 점증하는 야망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지부티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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