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미국 못마땅’ 사우디, 러시아에 100억달러 투자

등록 2015-07-07 20:33수정 2015-07-07 21:32

‘이란 핵협상’ 적극적인 미국에 경고
시아파 시리아·이란 정부 견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란 핵협상을 놓고 미국에 볼멘소리를 하던 사우디가 러시아에 더 가까이 다가선 것이다. 미국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이슬람 시아파인 시리아와 이란 정부를 견제하려는 사우디와, 미국 등 서방의 봉쇄 조처를 뚫으려는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100억달러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양쪽이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합의한 것이다. 두 나라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한 이후 오랫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시키려 최근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의 최고경영자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번 투자계약이 ‘정치적 의제’의 일부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으나,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30) 부왕세자가 막대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무함마드 부왕세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세번째 부인의 아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국방장관이며 사우디의 떠오르는 ‘젊은 실세’다. 지난달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경제포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석유·항공우주 분야 등 경제·외교 협력에 합의했다. 드미트리예프는 “때로는 배가 목적지에 도달할 때 바람이 도움이 된다”며,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의 전략적 접근이 이번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시사했다.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러시아에 손을 내민 것은 이란 핵협상과 시리아 내전이 그 배경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숙적’인 이란과의 핵협상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못마땅해했다. 대이란 경제제재가 풀리면 국제 원유시장에서 이란과 경쟁도 해야 한다. 러시아는 사우디와 껄끄러운 관계인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다. 사우디로서는 러시아에 ‘당근’을 제시하면서 이란·시리아 정권과 러시아의 사이를 벌리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로서는 사우디의 자금이 필요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러시아는 유럽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