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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케냐 테러’ 생존 여대생 “벽장에 숨어 로션 마시며 53시간 버텨”

등록 2015-04-05 18:57

신시아 체로이티치.  대학 기숙사 벽장 속에 숨어 있다가 발견되었다.
신시아 체로이티치. 대학 기숙사 벽장 속에 숨어 있다가 발견되었다.
참상 전하는 생존자들 증언 잇따라
당국, 범인 4명 사살…5명 조사중
케냐 가리사 대학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샤밥의 테러로 148명의 학생이 학살된 사건이 발생한 지 약 53시간만에 벽장 속에서 생존자 1명이 극적으로 발견됐다.

케냐 당국이 4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각) 대학 기숙사 벽장 속에 숨어 있던 여학생 신시아 체로이티치(19)를 구출했다고 <에이피>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자신을 구하러 온 구조대원조차 테러범으로 의심한 차로티크는 “당신이 케냐 경찰인 줄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며 버티다 교수들이 설득하고 나서야 밖으로 나왔다. 그가 구출된 것은 지난 2일 새벽 5시30분께 대학 캠퍼스에 난입한 알샤밥 무장대원들이 무차별 총격 테러를 자행해 학생 142명과 군인, 경찰 등 모두 148명이 목숨을 잃은 지 이틀만이다. 습격이 시작되자 체로이티치는 테러범들이 ‘숨은 곳에서 나오라’고 학생들에게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응하지 않고 벽장 속 옷밑에 숨어 있었다. 기독교도인 그는 갇혀있는 동안 “오직 신에게 기도했다”며 너무 목마르고 배가 고파 로션을 마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테러 당시의 참상을 전하는 다른 생존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한 생존자는 복장에 따라 비이슬람교도들을 골라낸 무장대원들이 죽이지 않겠다고 회유하며 학생들을 강당에 일렬로 눕게 한 뒤 남학생을 먼저 쏘고 뒤이어 여학생들도 총살했다고 전했다. 피투성이로 발견된 여학생 3명은 무장대원들이 자신들에게 피로 흥건한 바닥을 헤엄치라고 명령하고서 웃으며 현장을 떠났다고 증언했다. 케냐 내무부는 인질극을 벌이던 테러범 4명은 사살됐으며 관련 용의자 5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진 알샤밥은 4일 케냐 국민을 향한 이메일 성명에서 “케냐의 도시들이 피로 붉게 물들 것이며 길고 잔인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추가공격을 예고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같은 날 전국으로 중계된 티브이 대국민 연설에서 알샤밥에 “가장 가혹한 방식으로 응징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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