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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79층 아파트 화재…인명 피해 없었던 이유는?

등록 2015-02-22 19:41수정 2015-02-22 20:21

두바이 ‘마리나 토치’ 50층서 화재
소방관·민방위대 신속하게 대처
21일 발생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마리나 토치’ 화재 장면. 사진 ‘걸프 뉴스’ 홈페이지 캡처
21일 발생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마리나 토치’ 화재 장면. 사진 ‘걸프 뉴스’ 홈페이지 캡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최대 도시 두바이의 마리나 지역에 있는 초고층 아파트에서 21일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했으나, 소방관들과 민방위대가 신속하게 대처해 30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아 주민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일간 <걸프 뉴스>가 전했다.

이날 화재는 새벽 2시께 지상 79층(높이 336m) 아파트의 50층 부근에서 시작됐다. 아파트의 건물 이름은 공교롭게도 ‘마리나의 횃불’이라는 뜻의 ‘마리나 토치’(The Marina Torch)로, 2011년 완공 당시 주거용 빌딩으로는 세계 최고층이었다. 불길은 강한 바닷바람에 기세를 키우면서 건물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꼭대기층으로까지 번져갔다. 불에 탄 건물 파편들이 비처럼 쏟아져내렸다. 인근 초고층 아파트의 주민들도 불이 번질까 두려워 긴급 대피했다. 하지만 깎아지른 듯 치솟은 마천루의 불길과 강풍에 소방차가 쏘는 물길은 힘에 부쳤다.

바닷바람 타고 삽시간에 불 번져
주민 “30분 안에 무사히 대피해”

입주민들의 침착한 대응과 민관 협력이 빛을 발했다. 화재 직전 귀가한 입주민 모하마드는 <걸프 뉴스>에 “요란한 화재경보가 울렸고, 훈련 상황이 아니란 걸 알아챘다”며 급박했던 상황을 돌이켰다. “사람들이 서로 도우면서 비상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나이 든 어른들과 어린이를 가장 먼저 도와야 한다는 걸 모두 강조했지요.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상황에 매우 잘 대처했고 우린 30분 안에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어요.”

또다른 입주민은 “이전에 화재경보기가 자주 고장났던 참이라 이번에도 진짜 화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경비원들이 집 현관문을 두드리고 다녀 실제 상황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과 불길이 거센 와중에 소방당국과 경찰이 이처럼 신속하게 대응해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범죄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현지 일간 <칼리즈 타임스>가 전했다. 두바이 당국에 따르면 최근 몇년 새 이 지역의 대다수 화재는 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발코니에서 시샤(물담배) 파티를 하면서 발생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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