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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멘, 25년만에 다시 분단 위기

등록 2015-02-08 20:36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들이 6일 수도 사나에서 회의를 열고 정권 인수를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반군의 정권 전복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7일 항의 시위를 벌였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의 수니파 보수 왕정들도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사나/AP 연합뉴스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들이 6일 수도 사나에서 회의를 열고 정권 인수를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반군의 정권 전복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7일 항의 시위를 벌였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의 수니파 보수 왕정들도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사나/AP 연합뉴스
쿠데타로 시아파 정부 들어서자
남부 수니파 아덴, 새 정권 거부
중동지역 세력관계 요동칠 듯
‘아랍의 봄’으로 수립된 예멘 정부가 3년만에 시아파 반군의 쿠데타로 무너지면서 예멘이 통일 25년만에 재분단 위기를 맞고 있다.

7일 예멘 남부 도시 아덴의 안보위원회가 시아파 후티 반군의 무장대원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시 주변에 안전구역을 설정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후티 반군이 전날 혁명위원회 구성을 선포하고 압둘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를 전복하자, 아덴시를 중심으로 한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후티 정권을 본격적으로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아덴은 수도 사나에 이어 예멘에서 2번째로 큰 도시로 1990년 예멘 통일 전까지 남예멘의 수도였다. 후티 반군의 쿠데타로 물러난 하디 대통령은 예멘 남부 아브얀주 출신으로 북예멘 대통령 출신인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 시절 16년간 부통령으로 있으면서 소외된 남부의 이익을 대변했다.

앞서 후티 반군은 6일 임시 헌법을 발표하면서 의회를 해산하고 551명으로 된 새 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151명으로 된 대통령 위원회도 설치해 앞으로 2년의 과도기 기간에 정부 구실을 맡게 하겠다고 했다. 후티 반군은 기존 내각을 해산하고 임시 국방장관과 내무장관도 임명했다. 지난해 9월 수도에 입성한 뒤 올 1월 대통령궁 등을 장악했던 반군이 결국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한 것이다.

예멘은 인구의 약 70%가 수니파이고 30%가 시아파다. 하디 대통령은 수니파이면서 미국의 동맹자이기도 했다. 후티 반군의 정권 전복으로 아덴을 중심으로 한 남부의 반발이 격화되면서 예멘의 재분단과 내전 격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또 남부의 수니파와 알카에다의 연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후티는 수도 사나와 정부·의회를 장악했지만 수니파와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의 영향권인 중남부에 대한 장악력은 크지 않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힌 단체다.

1990년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룬 예멘은 이슬람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가 합쳐 서구식 민주주의를 추진하는 모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북예멘 시절부터 34년 동안 예멘을 통치한 살레 대통령 정권의 부패와 무능은 예멘의 민주주의를 어렵게 했다. 2011년 말부터 시작된 민주화 시위로 이듬해 살레 대통령이 퇴진하고 하디 대통령 정부가 들어섰지만 종파간 갈등 속에 결국 ‘반미 시아파 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됐다.

예멘의 시아파 정권 탄생은 지역 역학관계를 크게 흔들고 있다. 걸프지역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는 7일 성명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예멘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후티 반군을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후티 정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수니파 보수 왕정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의 시아파 정권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관심사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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