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사전동의안 통과시켜
외국서 작전·외국군 주둔 허용
시민들 “전쟁 반대” 항의 시위
외국서 작전·외국군 주둔 허용
시민들 “전쟁 반대” 항의 시위
터키 의회가 터키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설 수 있도록 사전동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슬람국가 연합전선에 터키도 동참하게 됐다.
터키 의회가 2일 테러집단에 맞서 터키군이 해외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에 사전동의하는 안건을 찬성 298 대 반대 98로 가결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터키 의회가 공개한 동의안 개요를 보면 “필요하면 터키군이 외국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목적으로 외국 군대의 터키 주둔을 허용한다”고 돼 있다. 터키군의 시리아·이라크 내 군사작전은 물론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왔던 터키 공군기지 사용도 가능하게 됐다. 터키는 시리아와 가까운 남부 아다나주 인지를리크에 위치한 공군기지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공동 운영하고 있는데 미군은 이슬람국가 공습을 위해 이 기지 사용을 거듭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터키는 이슬람국가가 터키인 46명을 인질로 억류했다는 이유로 이슬람국가에 대항하는 미국과 일부 아랍국가들의 연합전선에 불참했다. 그 배경에는 터키가 이슬람국가와 싸우는 쿠르드족과 긴장관계이고 또 이슬람국가의 약화가 결국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돕는 결과가 되는 것을 꺼리는 속내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국 등의 동참 압력이 강해지는데다 이슬람국가에 쫓긴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로 대거 유입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20일 이슬람국가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석방되자 동참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하지만 터키군이 언제 작전에 참가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스메트 이을마즈 터키 국방장관은 앞으로 어떤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각적인 조치를 기대하지는 말라”고 답했다. 이날 동의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탄불 등 터키 전역에서 전쟁 참여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고 진압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섰다.
한편,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의 쿠르드족 거점도시 코바네가 곧 이슬람국가에 함락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3일 이슬람국가가 코바네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장악해 곧 도심으로 진격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