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서방시설 공격 우려” 잇단 경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테러 가능성이 높다는 서방 국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8일 웹사이트를 통해 “이슬람 무장세력이 사우디 안 외국인 시설물을 공격하려는 계획이 최종 단계에 있다는 믿을 만한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항공 관련 시설이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우디에 거주하는 비필수 외교 요원과 가족들의 철수를 권고했다. 외무부는 “우리는 테러 네트워크가 파괴돼 궁지에 몰린 잔존 테러세력들이 서방국 또는 사우디 안의 서방국 시설과 관련된 장소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 외무부도 이날 사우디 주재 자국민들에게 ‘최대의 경계’를 요구하는 한편, 사우디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독일 연방정보국의 아우구스트 하닝 국장은 “이라크, 이집트,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사우디 등에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에 대한 테러 경고는 지난 7일 미국이 테러 첩보를 이유로 8~9일 이틀 동안 사우디 주재 외교 공관을 한시적으로 폐쇄한 뒤 잇따라 나온 것이다. 미 대사관은 리야드의 대사관과 제다와 다란에 있는 총영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사우디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사우디에서는 2003년 5월 외국인 거주지역에서 연쇄폭탄테러로 미국인 8명 등 35명이 숨졌고, 지난해 말에는 제다의 미 영사관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직원 18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사우디가 권력 이양기라는 점도 테러리스트에게는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아직까지 테러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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