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이 가자지구 안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1차 철수안을 최종 확정한 7일, 크파르 다롬 정착촌으로 통하는 도로를 수백명의 정착민과 지지자들이 봉쇄하고 장비 철수를 막으려 하자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가자/AP 연합
이스라엘 이달 중순 3곳 시작 9월까지 4차례
정착민들 “절대 못 넘겨줘”…충돌 격화 우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동예루살렘도 철수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달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최종 확정해, 반세기에 걸친 ‘이-팔 분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에 철수 반대 움직임이 거세고 팔레스타인 쪽은 추가 철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또다른 충돌의 불씨가 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이스라엘 내각은 7일 가지지구 안 21개 정착촌 가운데 1차로 팔레스타인 마을로 둘러싸인 크파르 다롬, 네차림, 모라그 등 3곳을 이달 중순부터 철수하는 계획을 찬성 17명, 반대 5명의 표차로 통과시켰다. 나머지 가자지구 정착촌 18곳과 요르단강 서안의 4곳은 오는 9월 말까지 4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수할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 2월 아리엘 샤론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합의에 따라 추진돼 온 정착촌 철수 계획이 실질적인 이행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해 정착촌을 건설한 지 38년만의 일이다. <로이터통신>은 “샤론 총리가 정착촌 철수를 반대하는 여러 위협에도 철수 계획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평했다. 1차 철수안 확정 이후, 집권 리쿠드당 내부의 반대파와 유대 극우세력, 정착촌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 총리이자 강경파의 대부격인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은 정착촌 철수안에 항의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분열시키고 안보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동참할 수 없다”고 사직 이유를 밝혔다. 이에 샤론 총리 쪽은 즉각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를 새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철수 계획은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비시방송>은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한테는 아무 것도 넘겨줄 수 없다’며 집안 곳곳을 파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정착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세부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전격 철수에 나설 계획이다. 외신들은 유대인 극우세력이 이슬람 성지인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을 공격할 경우 팔레스타인의 보복공격을 불러 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1차 철수 예정지역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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