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의회 아닌 임시의회 불구
생애 첫 투표한 유권자들 감격
반군쪽 동부선 의석할당 불만
생애 첫 투표한 유권자들 감격
반군쪽 동부선 의석할당 불만
지난해 내전으로 나토의 군사개입까지 불렀던 리비아에서 7일 60년만의 첫 자유선거가 치러졌다. 지난해 10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독재자가 시민군의 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은 뒤로부터 9개월만이다.
모두 200명의 임시의회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280만명의 유권자중 160만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60%로 잠정집계됐다고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밝혔다. 임시의회는 새 총리를 지명하고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
애초 이번 총선으로 구성되는 의회엔 두 가지 과제가 부여됐다. 첫째, 지금까지 과도정부 구실을 해온 과도국가위원회(NTC)를 대체할 정부를 구성하는 것, 둘째는 동부·중부·서부 지역에 각 20명씩 모두 60명으로 구성된 제헌위원회를 구성해 새 헌법의 초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도국가위원회는 선거 직전에 이번 의회의 역할을 새 정부 구성으로 한정하고 새 헌법을 기초할 제헌위원회는 별도의 직접선거로 선출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해 수많은 후보들을 격분하게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제헌의회의 위상이 기껏 임시의회 수준으로 격하된 것이다. 그러나 생전 처음으로 투표를 하는 대다수 유권자들은 벅찬 감격에 들떴다. 트리폴리의 한 투표소에 나온 시민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35살이 되도록 지금까지 투표를 해본 적이 없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기분이다”라는 말로 기쁨을 표현했다.
리비아에서 자유선거는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한 이듬해인 1952년 총선 이후 60년만이다. 1964년 이드리스 세누시 왕정 때에도 총선을 치렀으나 정당 활동이 허용되지 않은 형식적 선거였다. 1969년 카다피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에는 아예 선거가 사라졌다. 이번 선거에도 리비아의 뿌리깊은 부족, 종파, 정파 분쟁이 재연될 분란의 씨앗이 심어져 있다. 리비아 과도정부는 전체 200개 의석을 인구비례로 할당하면서 수도 트리폴리가 있는 서부 지역에 과반이 넘는 102석을 주었다. 반면 내전중 반군 세력의 본거지였던 벵가지가 있는 동부엔 60석, 남부와 중부에 각각 29석과 9석을 할당했다.
유전지대가 집중된 동부 지역은 반발하고 나섰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무장세력이 동부 브레가와 라스라누프의 원유생산 시설을 점거해 가동을 중단시켰으며, 투표 바로 전날엔 벵가지에서 투표지를 싣고 가던 헬기가 총격을 받아 1명이 숨지기도 했다. 기대와 혼란이 뒤섞인 이번 선거 결과는 9일 발표될 예정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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