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해결’ 입지 줄어들듯
지난 2일 실시된 이란 총선으로 구성될 차기 의회는 국내외 정책 전반에서 보수색깔이 훨씬 짙어질 전망이다. 신정국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지지 세력인 이슬람보수파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그룹인 신보수파 후보들에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 새 하메네이와 갈등해온 아마디네자드의 입지는 한층 더 좁아졌다.
모스타파 나자르 내무장관은 4일 “이번 총선의 투표율이 64.2%로 잠정 집계됐다”며 “이 같은 선거 참여는 (이란의) 적들의 얼굴에 강력한 한 방을 먹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가 보도했다. 진보 성향 야권의 선거 보이콧으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2008년 총선(55.4%) 때보다 9%포인트나 올라갔다.
이번 총선에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여동생 파르빈이 고향에서 낙선했을 만큼 강경보수의 바람이 거셌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슬람보수파가 전체의석 290석 중 많게는 75%를 석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국제 외교가에선 이란의 강경 보수파가 의회를 장악하면 대외정책에서도 외교적 해결의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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