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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자유시리아군 철수…‘저항의 홈스’ 보복에 떤다

등록 2012-03-02 22:10

식량·의약품 등 완전히 차단
정부군은 가담자 색출 나서
일가족 등 17명 살해 소식도
유엔안보리 ‘언론성명’ 채택
시리아에서 반독재 무장투쟁을 벌여온 자유시리아군이 1일 근거지인 홈스 외곽의 바바 아무르 지역에서 퇴각했다. 저항이 멈춘 자리를 시리아 정부군이 밀고 들어왔다. 외신기자들마저 모두 피신한 ‘저항의 도시’ 홈스는 완전히 고립된 채 조만간 닥쳐올지도 모를 ‘살육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자유시리아군 장교인 오마르 알홈시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식량과 의약품을 반입할 모든 통로가 완전히 끊겼다. 더는 홈스에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은 바샤르 아사드(47) 정부군으로부터 탈취한 무기로 버텨왔는데, 4주째 이어진 정부군의 포위와 집중공세로 탄약이 다 떨어진 상태다. 탱크와 장갑차의 호위 속에 바바 아무르 지역에 진격한 시리아군 보병들은 집집마다 샅샅이 뒤지며 반군과 가담자 색출에 나섰다.

알홈시는 “가능한 많은 주민들을 피난시키려 최선을 다했지만, 시리아군이 남은 주민들에 대한 보복을 벌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 왈레드 파리스도 이날 밤 위성전화 통화에서 “30분 전에도 포탄이 날아왔다. 내 친구 한 명은 포탄에 맞아 몸이 두동강 났다. 상수도는 4일째, 전기는 20일째 끊겨 자동차 배터리에서 전기를 끌어쓰고 있다. 유무선 전화도 끊겼다”고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시리아군이 홈스 외곽 점령지에서 잔혹한 보복극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1일 자유시리아군 소식통은 바바 아무르 지역의 일가족6명을 비롯해 주민 17명이 정부군에 참수당했다고 전했다.

자유시리아군은 “홈스가 아사드 정부군의 손에 넘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홈스에 되돌아오겠다”며, 이번 퇴각이 ’전략적 철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대로라면 재탈환은커녕 무장저항을 지속하는 게 가능할지조차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지난달 29일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굵은 눈발이 쏟아졌다.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에는 물을 구할 길이 없는 홈스 주민들이 그릇과 세수대야 따위를 들고 나와 쏟아지는 눈을 받아 담는 모습을 촬영한 58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홈스를 빠져나오다 정부군의 포격을 받아 흩어진 유럽 기자 4명 중, 시리아에 갇혔던 프랑스 기자 에디트 부비에와 윌리암 다니엘스 등 나머지 두 명도 1일 시리아를 빠져나와 레바논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프랑스 정부가 밝혔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시리아의 인권 상황을 개탄하고 아사드 정부에 인도적 지원 허용을 촉구하는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엔은 “시리아 정부가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장의 거듭된 입국 요청을 거부한 것에 깊은 실망감”을 표명했다. 또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에 따라, 지원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 대한 구호 요원들의 즉각적이고 자유로운 현장 접근을 허용하라”고 시리아 정부를 압박했다. 유엔안보리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러시아와 중국도 이번엔 반대하재 않았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언론성명’은 ‘결의’와 달리 구속력이 없으며, ‘의장 성명’보다도 격이 낮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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