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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살레 처벌” 270㎞대장정 시위대에
예멘 보안군 발포…최소 9명 숨져

등록 2011-12-25 20:39

살레 대통령 “조만간 미국행”
예멘 보안군이 24일 “독재자 처벌”을 외치며 평화 대장정을 벌이던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9명이 숨졌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면죄부’를 조건으로 권력이양 중재안에 서명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조만간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살레 사면에 반대하는 예멘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대 1만여명은 지난 21일 수도 사나에서 남쪽으로 270㎞ 떨어진 타이즈에서 사나까지 걸어서 평화적인 시위행진을 시작했다.

예멘 시민들은 이를 ‘생명의 행진’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시위대가 행진 나흘만인 24일 사나의 남부 진입로에 들어서자 예멘 보안군의 최루탄과 물대포에 이어 자동화기가 불을 뿜었다. ‘생명의 행진’은 순식간에 ‘죽음의 행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33년이나 장기집권해온 살레는 올초부터 중동 전역을 휩쓴 ‘아랍의 봄’에 무차별 유혈진압으로 맞서다 지난달 아랍연맹의 권력이양 중재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살레의 아들 아흐메드가 이끄는 공화국수비대는 “24일까지 거리에서 철수하라”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채 또다시 시위대에 발포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살레는 새해 2월 예정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리를 비우기 위해 조만간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언론의 시야에서 당분간 사라져 여야 통합정부가 대선을 원활히 치르기 위해 출국한다”며 “다시 귀국해 야권 인사로서 정치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예멘에선 지난 1월 첫시위부터 지금까지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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