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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 이란의 ‘무인기 격추설’ 부인

등록 2011-12-05 21:14수정 2011-12-05 22:05

“현재로선 그런 징후 없다”
아프간 출구전략에 악영향
이란이 미국 무인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을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4일 <로이터> 통신에 “현재로선 이란이 미국 무인기를 격추했다는 징후는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 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말하는 무인기는 지난주 아프간 서부 상공에서 비행 중 실종된 정찰기를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며 “실종 무인기가 원격조종사의 통제권을 벗어나, 현재 (기체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앞서 이란 국영 <알알람> 방송은 “이란 군이 이란 동부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RQ-170 무인기를 격추했으며, 기체는 큰 손상이 없이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군 당국은 미군 무인기를 언제 격추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은 지난 1월과 7월에도 자국 영공에서 서방의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서방이 공식반응을 낸 적은 없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아프간 출구전략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아프간과 각각 동, 서로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및 이란과 서방 사이에 어느 때보다 냉기류가 흐르고 있어서다.

5일 독일 본에선 100여개국 정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간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미국의 아프간 출구전략의 절대적 협력국인 파키스탄은 불참했다. 지난달 26일 나토군의 오폭으로 파키스탄 군경 24명이 몰살당한 이후, 그렇잖아도 불편했던 양국 관계가 급속히 틀어졌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란도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 보고서’와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 점거시위 사건으로 서방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그 와중에 터져나온 미군 무인기 격추설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또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방은 이란이 아프간 탈레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서방의 아프간 출구전략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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