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두 정파
‘단일정부’ 구성 합의
‘단일정부’ 구성 합의
4년째 극심한 대립 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 ‘파타’와 ‘하마스’가 반목을 거두고 내년에 통합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자 집권당 파타의 대표인 마무드 아바스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인 칼레드 마샬이 2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공동 과도정부를 구성한 뒤 2012년 5월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함께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화합 협정문 서명 뒤 아바스 수반은 “이젠 우리 사이에 어떤 차이도 없으며, (두 정파가) 공동의 책임으로 함께 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칼레드 마샬도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하는 새롭고 실질적인 파트너십의 장을 열었다”고 선포했다.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한 강경 무장투쟁을 주장하는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집권 파타당과의 노선 차이로 2007년 내전을 벌인 뒤 가자지구를 장악했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파타가 주축인 요르단강 서안의 자치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정부로 분열됐다.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낙인찍고 있는 서방, 특히 이스라엘은 이 둘의 갈등을 부추겨왔다.
파타와 하마스의 두 지도자는 다음달 20일 다시 만나 과도정부 구성의 구체 방안과 정확한 선거 일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 이틀 뒤인 12월22일에는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파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모여, 유엔과 아랍연맹 등이 합법적 대표성을 인정하고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개혁과 재편성 방안을 논의한다. 현 집권 파타당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최대 정당 조직이지만, 하마스는 지난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이 기구에서 배제돼 왔다.
그러나 당장 과도정부를 누가 이끌 것이냐를 두고서도 양쪽이 팽팽히 맞서는 등 오랜 반목과 불신을 극복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바스 수반은 파타당의 살람 파예드 현 총리를 원하지만, 하마스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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