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정부, 추방요구 거절
수십년간 최고의 권력과 부를 누리던 리비아의 전 국가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 가족들은 이제 죽거나 각자 살길을 찾아 헤매야 하는 비운의 처지로 몰락했다.
카다피는 이혼한 첫째 부인에게서 얻은 장남과 지금의 둘째 부인 사피아 파르카시에게서 6남 1녀 등 모두 7남 1녀를 두었다. 이 가운데 지금 생존해 있는 핏줄은 절반뿐이다.
부인과 장남 무함마드, 5남 한니발, 외동딸 아이샤는 지난 8월 인접국 알제리로 국경을 넘었다. 3남 사디는 지난달 인접국 니제르로 피신했으며, 카디피의 인척이자 정보국 수장이던 압둘라 세누시도 사디와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2남 사이프 이슬람과 4남 무타심은 20일 시르트 함락 때 아버지와 운명을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일간 <트리폴리 포스트>는 “카다피가 숨진 지 몇 시간 뒤인 20일 오후 사이프도 시르트 인근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과도정부군에 포위됐으며, 미스라타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 과도정부 쪽이 생포했다가 이후 숨졌다고 밝힌 무타심은 주검 사진이 공개됐으나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6남 사이프 아랍은 지난 5월 나토의 트리폴리 공습 때 카다피의 손자 3명과 함께 숨졌다. 리비아 최정예 카미스 여단 사령관이던 7남 카미스는 8월 트리폴리 남부 외곽에서 리비아 과도정부군과 교전 중 사망했다.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의 마흐무드 지브릴 총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알제리가 카다피의 생존 가족들을 추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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