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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노벨평화상 받은 여성 대통령
잔인한 반군 지도자와 손잡나

등록 2011-10-18 08:35

라이베리아 설리프
재선 결선투표 놓고
존슨과 제휴 여부 촉각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대통령 재선을 위해 잔혹한 군벌 출신 정치인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치러진 라이베리아 대선에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런 존슨 설리프(73)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3위를 한 야권 후보가 결선 투표의 당락자를 가를 ‘킹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7일 전했다.

라이베리아 선관위가 지난 16일 공개한 개표 결과를 보면, 미국 하버드대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민선 대통령으로 선출된 설리프는 야권 후보 9명과 겨룬 1차 투표에서 44%를 얻는 데 그쳤다. 최대 야당인 민주변화회의(CDC)의 윈스턴 툽먼(70) 대표가 31%로 2위, 상원의원인 프린스 존슨(59·사진) 후보가 11.8%로 뒤를 이었다. 어느 후보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서, 라이베리아 대선은 오는 11월8일 1, 2위간 결선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존슨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가 이번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떠오른 것.

존슨은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1차 라이베리아 내전(1989~1996) 당시 반군 지도자였다. 그는 특히 1990년 9월 촬영해 전 세계의 전파를 탄 비디오 테이프로 악명이 높다. 존슨이 자신의 부하가 당시 독재자 대통령이던 새무얼 도를 납치해 귀를 잘라내는 것을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지켜보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존슨은 나중에 도를 처형한 뒤, 한때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자처하다가 정적에 쫓겨 나이지리아로 피신했다. 존슨은 2004년 기독교 목사로 변신해 귀국해 도의 가족과 화해했으며, 이듬해 선거에서 자신의 출신지인 님바 지역의 상원의원에 당선했다. 님바는 라이베리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존슨이 결선 투표에서 결정적 구실을 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인 셈이다.

현재로선 설리프 대통령과 툽먼 대표 모두 결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존슨의 몸값이 올라가는 역설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설리프 대통령은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툽먼과의 결선을 치를 준비가 돼 있으며 승리를 낙관한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11일(1차) 투표에서 곧바로 승리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2위보다) 훨씬 앞섰다”고 강조했다.

툽먼은 설리프 대통령이 헐벗은 대다수 국민들과 떨어져 있다고 비판하며,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툽먼 쪽은 지난 16일 수도 먼로비아에서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서 1차 투표 결과가 설리프 후보에 유리하게 조작됐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선투표 보이코트 방침은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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