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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돌아온 살레, 예멘 ‘피바람’ 예고

등록 2011-09-25 21:33수정 2011-09-25 21:57

석달만에 귀국…협상 대신 군사적 해결 나설듯
‘독재자의 귀환’이 피바람을 부르고 있다.

지난 6월 반정부군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한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3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밤 전격 귀국하면서 예멘 사태가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예멘 정부군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발포를 감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25일 수도 사나에서 메가폰을 잡고 시위를 주도하던 한 시민이 저격수의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으며, 전날에도 최소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거리 곳곳에 주검이 나뒹굴고, 병원은 수백명의 부상자로 넘쳐났다. 살레의 귀국을 앞두고 예멘에선 지난 일주일 새에만 최소 173명이 숨진 것으로 시위대는 집계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군 장성 출신으로 시위대에 합류해 반정부 무장투쟁을 이끌고 있는 알리 모흐센 아흐마르는 “살레가 예멘을 내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살레 대통령의 아들 아흐메드가 이끄는 정예 공화국수비대와 보안군은 이날 아흐마르의 제1기갑사단과 사나 북쪽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예멘 야권은 지난 8월 야당과 시위대, 주요부족 대표 등 143명으로 구성된 범국가위원회를 꾸리고 평화적 권력이양 방안을 모색해왔으나, 살레의 귀환으로 정치협상의 여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예멘의 정치분석가 압둘가니 이르야니는 24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살레가 군부의 상황 통제능력이 개선됐다고 보고 군사적 해결을 강행하기 위해 귀국했다”며 “살레의 귀환은 사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멘 미래연구소의 파레스 사카프도 “살레의 귀환으로 ‘전면적 내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공식성명을 내어, 살레의 퇴진과 권력이양, 올해 안 선거 등을 촉구했다. 걸프협력회의(GCC)도 살레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마련한 ‘권력이양 중재안’에 즉각 서명하라고 압박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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