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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맨 정부군, 시위대에 또 발포…50명 사망

등록 2011-09-19 21:15수정 2011-09-20 11:01

예멘 정부군이 18~19일 반정부 민주화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50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수도 사나 도심에선 이틀째 수만명이 33년째 집권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69)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보안군 저격수들과 살레 지지 민병대들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실탄을 무차별 발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한 목격자는 19일 “아이 두명을 포함해 2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18일 “모스크(이슬람 사원) 한 곳에서만 최소 16구의 주검을 목격했는데 대부분 머리에 총을 맞았으며, 사나에 있는 병원 세 곳 모두 부상자로 넘쳐난다”고 말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인데, 그중에는 예멘전국위원회와 알이슬라(개혁) 등 야권그룹의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정부는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져 보안군 4명이 다쳤다”며 “(야당연합인) ‘공동포럼’이 시민들을 무장시위로 내몰면서 대화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멘 국민들은 올해 초 ‘아랍의 봄’에 힘입어 8개월째 살레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사망자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살레는 지난 6월 반정부 무장세력의 대통령궁 공격 때 중상을 입고 인접국 사우디아라비아로 치료차 피신한 상태다. 살레는 수차례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가 뒤집기를 되풀이해왔으며, 사우디로 넘어간 뒤에도 귀국설을 흘리고 있으나 그 시기와 성사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사우디의 한 고위 관리는 18일 외신기자들에게 “(예멘 대통령 권한 대행인)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일주일 안에 걸프협력회의(GCC)가 제시한 권력이양 중재안에 대통령의 이름으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주 하디 부통령에게 권력이양 협상권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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